정치권, 새만금MOU 진실규명 방치할 텐가

삼성의 새만금 투자가 사실상 무산되는 쪽으로 굳어지면서 지역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으나 전북 정치권의 대응이 미적지근하다. 지난 2011년 체결된 삼성과의 MOU가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임에도 지역정치권의 진실규명 의지가 읽히지 않고 있다. 전북 정치권의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이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가 한층 커졌으나 정작 지역 현안을 푸는 데 소극적이어서 답답하기 짝이 없다.

 

삼성의 새만금 투자와 관련한 의문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반적인 투자 MOU라면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이 삼성의 입장을 전한 대로 투자여건의 변화와 기업사정에 따라 얼마든지 거둬들일 수 있다. 그러나 삼성의 새만금투자 MOU는 LH공사 전북이전 무산 이후 전북의 들끓는 민심 이반 속에 발표됐고, 이례적으로 정부가 사실상 보장하는 형태를 띠어 신뢰성을 갖게 만들었다. MOU단계에 개입했던 정부가 이제와서 나 몰라라 할 수 없는 이유다.

 

새만금MOU 당시 삼성은 왜 그룹 산하 기업이 아닌 두루뭉술하게 ‘삼성’이라고 했으며, MOU 서명 당사자가 대표자 아닌 참모급의 그룹 미래전략실장이 나섰는지 부터 의문이다. 전북도 내부에서 MOU 관련 진행 상황을 전혀 모를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뤄진 점, 국무총리실·농식품부·지식경제부까지 나서 병풍 역할을 한 배경 등 의문이 꼬리를 물면서 의혹만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 문제는 삼성이 처음부터 새만금 MOU에 별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 정부가 전북도를 앞세워 여론 무마용으로 ‘삼성 카드’를 이용한 게 아닌지 의혹을 풀 수 있는 단서들이다.

 

그러나 전북 정치권은 삼성의 투자약속 이행만 되뇔 뿐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려는 노력이 없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공식적으로 새만금 투자 철회를 발표한 것도 아닌 마당에 굳이 정치 쟁점화 할 필요가 없다는 국회의원도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와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일부 의원이 관련 문제를 제기했으나 원론적인 해명을 듣는 정도에 그쳤다.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이 문제는 거론조차 안 됐다.

 

삼성MOU 관련 진실은 새만금의 미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 삼성의 의지와 별개로 전북 여론 달래기용으로 정부가 주도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보상책이 마련돼야 한다. 투자여건 문제라면 여건 개선에 더 힘을 기울일 수 있다. 전북 정치권이 삼성문제를 허투루 넘겨서는 안 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