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산은 해발 876m로 임실의 주산이며, 장수 팔공산 준령이 치달아와 우뚝 멈춘 세 가닥 중 가장 힘찬 맥을 형성하고 있다. 위에서 바라보면 9개의 산맥이 상이암을 향하고 있는 구룡쟁주지지(九龍爭珠之地)로 이는 아홉 마리의 용이 구슬을 물려고 다투는 형국이라고 한다. 또 이곳은 임금 앞에 여러 신하가 조례를 하는 군신조회형(君臣朝會形) 형국의 산세로 천기와 지기로 인해 생기가 넘쳐난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상이암 무량수전 앞에 있는 화백나무도 중간에서 아홉 개의 가지로 뻗어 있어 관광객들의 눈길을 끈다. 화백은 편백과 매우 비슷한데, 잎 끝이 둔하고 뒷면의 흰색 기공선이 Y자 모양이면 편백, 잎 끝이 뾰족하고 뒷면 기공선이 대체로 W자 모양인 것이 화백이고, X자 모양이면 측백이라고 한다.
△상이암
성수산 상이암은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인 선운사의 말사이다. 875년에 도선국사가 왕건의 고려 개국을 기념하여 도선암을 창건했고, 이성계가 조선을 개국한 뒤 태조 3년(1394년) 각여가 이를 중수해 상이암으로 고쳐 불렀다. 상이암에는 2명의 왕에 대한 전설이 전해진다.
△상이암과 왕건 전설
성수산의 산세가 비범하여 천자를 맞이할 성지인 것을 알고 도선국사가 왕건에게 이 산에서 백일기도를 드리면 대망을 성취할 것이라며 권했다. 왕건이 백일기도를 마쳤는데도 별다른 일이 없자, 흐르는 계곡물에 목욕재계하고 다시 3일간 간절히 소망을 빌어 마침내 관음보살의 계시를 받았다. 크게 기뻤던 그는 이 계곡을 환희담(歡喜潭)이라고 이름 붙였다. 현재는 목욕터는 없고 비석만 남아 있다.
△상이암과 이성계 전설
고려말 이성계가 왜구를 섬멸하고 남원을 지나 전주로 가던 길에 무학대사가 그를 도선암으로 안내했다. 이성계는 간절한 기도 끝에 용이 나타나 자신의 몸을 세 번 씻어주는 길몽을 꾸었으며, “성수만세, 성수만세, 성수만세”라는 맑은 소리를 들었다. 이성계는 그때 느꼈던 상쾌하고 강렬한 기분을 산청(山淸), 수청(水淸), 기청(氣淸) 등 삼청(三淸)이라고 하였으며, 크게 기쁜 마음으로 붓을 들어 삼청동이라고 썼다. 훗날 조선을 건국한 뒤에는 이곳에서 하늘의 소리를 들었다 하여 상이암(上耳庵)이라고 이름을 고치고, 환희담 주변에 자신이 삼청동(三淸洞)이라고 쓴 바위를 어필각을 지어 보존하도록 했다. 삼청동 어필각은 현재도 잘 보존돼 있다.
△성수 왕의 숲 생태관광지
성수산은 대부분의 지역이 생태 1등급이며, 정상 부분은 별도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자연환경 등급이 매우 높다. 전국적으로도 이름이 잘 알려져 있어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특히 여름철에는 자연휴양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시설이 노후화되고 운영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보완할 점이 많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임실군은 △지역과 만나다 △힐링을 얻다 △역사를 배우다 △여가를 즐기다 등 4가지 전략으로 이 일대를 이야기가 있는 생태관광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지역과 만나다’는 관광객들이 마을에서 숙박하면서 주민들과 축제나 체험을 나누고 교류하며 농촌의 아름다움을 느끼도록 하자는 것이고, ‘힐링을 얻다’는 휴양림과 편백나무 숲, 왕의길, 생태연못, 자연학교, 야생화공원 등 다양한 생태자원을 통해 힐링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여가를 즐기다’를 위해서는 등산로와 전망대, 임도 등을 활용해서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며, ‘역사를 배우다’는 상이암의 역사와 문화, 관광자원, 왕들의 이야기 등을 배우는 것이다.
△조성계획
임실군은 생태관광지 사업에 더해 서부내륙권 사업을 별도로 추진함으로써 생태관광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서부내륙권 사업으로는 힐링로드 조성과 야생화 공원, 하천정비 등이 있다.
생태관광 사업으로는 구룡 계곡을 내려다볼 수 있는 왕의 전망대와 헬기장에서 왕의 전망대에 이르는 왕의 등산로, 상이암에서 시작되는 레포츠 로드, 상이암, 방문자센터에서 상이암에 이르는 왕의길 등이 있다.
왕의 등산로는 북쪽 구름재 분기점에서 임도 분기점으로 이어지는 총 길이 5.4km의 구간으로, 임실군은 안전하고 편안한 등산로 조성을 위해 2018년까지 위험 구간에 데크와 계단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쉼터 3개소를 정비하고 안내판 6개를 설치할 예정이다. 임도분기점에서 암봉 구간은 환희길, 암봉에서 지장제 분기점을 삼청길, 지장제 분기점에서 구름재 분기점을 왕의길로 이름을 붙여 안내판을 설치하고, 왕이 목욕을 하고 건국의 계시를 받아 왕이 된다는 스토리를 연계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왕의 전망대는 바위가 매우 아름답지만 공간이 좁아 위험한 암봉 주변에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작은 규모의 전망대 데크를 설치하는 것이다.
레포츠 로드는 왕방마을에서 구름재 분기점과 임도 삼거리를 거쳐 임도 분기점과 성수마을로 연결되는 기존의 임도 9.8km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지금도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이 많이 찾고 있지만, 심한 곡선과 낙석의 위험이 있는 일부 위험구간을 정비하고 일부 구간에 애기단풍을 심어 경관을 개선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와 함께 삼청동비 뒤쪽 바위산에 야외 데크를 설치해 왕의 기도터를 만들고, 상이암 무량수전 뒤편 이성계가 심었다고 전해지는 청실배나무주변을 정리해 방문객들이 나무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왕의길은 성수산 진입부에서 삼거리까지 3.4km 구간으로 등산객과 관광객, 휴양객 들이 많이 이용하는 중심 동선이지만 길의 폭이 좁고 걷기에 부적합한 일부 구간이 있어 이를 정비한 뒤단풍나무를 심고 산책로와 숲데크, 인도워크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편백나무 숲에 야외공연장과 숲속 도서관 등을 지어 다양한 연령층의 방문객들이 공연을 즐기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관광객과 산악자전거 동호인, 등산객이 모두 연결되는 중앙분기점인 임도 삼거리에 모정과 벤치, 이동식 화장실 등을 갖춘 중앙쉼터를 만들어 탐방객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둔남천을 이용해 생태숲을 조성하고 왕의 연못 스토리를 부여하며, 현재 운영되고 있는 왕방마을 캠핑장을 정비해 관광객들의 부족한 숙박시설을 보충하고 주민 소득창출을 꾀한다.
△주민협력과 프로그램 개발
이 같은 계획이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따라 임실군은 마을협의회 등을 통해 주민에 대한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해설 및 체험사를 양성하며, 마을단위로 운영할 수 있는 작은 지역축제를 발굴 개최할 계획이다. 또 계절과 연령층에 따라 왕의 숲을 거닐다, 왕의 숲 레포츠, 이성계 회군길 체험, 성수산 생태 이야기, 저수지 체험, 캠핑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