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우리나라의 국보 지정 제도는 다른 어느 나라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고 체계적이다. 전통보존의지가 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보지정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이 그치지 않아서 안타깝다. 익산 미륵사지 출토 유물의 국보지정 논란이 대표적이다. 지난 2009년 미륵사지석탑 해체과정에서 발굴된 유물들은 아직껏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받지 못한 상태이다. 사리장엄 1개만의 국보 지정이 유력하다는 견해도 있다. 이에 익산 문화관광단체협의회는 익산미륵사지에서 발굴된 사리장엄, 금제사리봉안기, 기타 유물 등을 개별 국보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주장의 근거는 명확하다. 뛰어난 유물이 같은 장소에서 발굴되어도 각각 개별 국보로 지정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공주무령왕릉에서 발굴된 지석·목걸이·팔찌·귀걸이·베개·은팔찌·발받침 등 12점, 부여 정림사지에서 발굴된 정림사지탑과 석조사리감 등 4점도 각각 개별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비단 형평성의 문제만이 아니다.
문화재보호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국보는 이미 보물로 지정된 것 가운데, 역사적·학술적·예술적 가치가 큰 것, 제작연대가 오래되고 특히 그 시대의 대표적인 것, 제작의장이나 제작기술이 특히 우수하여 그 유례가 적은 것, 형태·품질·제재·용도가 현저히 특이한 것, 특히 저명한 인물과 관련이 깊거나 그가 제작한 것 등이 그 대상이다.
두말 할 나위 없이, 미륵사지석탑 발굴 유물들은 각자 위의 기준에 충실히 부합한다. 따라서, 미륵사지석탑에서 발굴된 사리장엄 및 사리봉안기와 기타유물 등은 조속한 시일 안에 개별 국보로 지정되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