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어때서'…대본 '척척'

창단 1년 임실 중금마을 할머니 유랑극단, 제3회 생생마을 만들기 콘테스트 최우수상

▲ 임실읍 중금마을 할머니로 구성한 유랑극단이 제3회 생생마을 만들기 콘테스트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황혼을 바라보는 나이에 유랑극단을 조성, 전북도가 주최한 제3회 생생마을 만들기 콘테스트에서 최우수상을 거머쥐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주인공들은 치즈마을로 유명한 임실읍 중금마을 할머니들로, 최고령자는 89세부터 최소 연령 78세의 노인으로 구성된 것.

 

모두 10여명으로 만들어진 할머니 유랑극단은 지난해 임실군이 관장하는 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쓰레기 분리수거 교육을 목적으로 창단됐다.

 

극 내용은 마을에서 경험한 쓰레기 분리수거 문제를 주제로 삼아 주민간의 소통과 공감을 통해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표현하는 내용이다.

 

지난 7일 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 대강당에서 열린 콘테스트에는 도내 마을리더와 주민 등 21개팀 220여명이 참가했다.

 

환경과 체험, 문화와 농촌운동 등 모두 6개 분야로 열린 경연에서 할머니유랑극단은 농촌 분야에 출전, 최우상과 함께 300만 원의 부상도 받았다.

 

이번 출전을 위해 임실군지속발전가능협의회 김정흠 위원장은 단장 역할을 맡아 이들을 관리하고 외부공연으로 자신감도 키웠다.

 

지난달에는 전북도가 유랑극단을 도청으로 초청해 ‘그린웨이(환경으로 가는 길)’라는 주제로 공연도 펼쳤다.

 

1년간의 연습 과정에서 할머니들이 겪은 고충과 갈등도 많았다.

 

주변에서는 ‘그것을 하면 돈이 되냐 밥이 되냐’며 코웃음을 쳤고 한편에서는 ‘동네 쓰레기 분리수거는 유랑극단이 도맡으면 되겠네’라는 빈축도 샀다.

 

뿐만 아니라 어려운 대본을 외워야 하는 고충과 함께 출연 순서도 자주 틀리는 바람에 툭하면 중단해야 하는 갈등도 겪었다.

 

하지만 할머니들은 이를 슬기롭게 이겨냈고 서로 이해와 화합을 통해 이번 콘테스트에서 주인공으로 탄생했다.

 

이들은 또 임실읍 작은영화관에서 이를 기념하는 공연을 펼치고 8월에는 농식품부가 주관하는 전국 콘테스트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김정흠 단장은 “여러 할머니들이 중단하자는 성화가 많다”며 “하지만 이들을 설득해 전국 대회 최우수상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자신감을 비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