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의 알쏭달쏭 우리말 어원 ② 어처구니 - 궁궐 지붕 위 다양한 형상의 조각물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어처구니’는 ‘상상 밖으로 큰 물건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우리말’이다. ‘어처구니’는 20세기 초까지 ‘엄청나게 큰 기계나 물건 혹은 그와 같은 사람’을 일컫는 말로 쓰였다.

 

기와공이 궁궐을 지을 때 지붕 경사진 추녀마루의 기와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고 또한 궁전의 나쁜 기운을 물리치며 건축물을 수호하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장치로 장식해 놓은 궁궐 전각의 추녀마루에 올려놓은 다양한 형상의 흙으로 된 조각물들을 어처구니라고 했다. 그래서 장인들이 궁궐 공사의 마무리로 어처구니를 올렸는데 만약 실수로 이것을 깜빡 잊어버리면 바로 그게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또한 맷돌의 손잡이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어처구니’의 어원을 보면 관용적으로 맷돌을 돌릴 때 쓰는 ‘나무손잡이’ 혹은 바위를 부수는 농기계의 쇠로 된 머리 부분을 가리키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맷돌은 있는데 손잡이인 ‘어처구니’가 없다면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다. 여기서 생겼다는 설이다. 옛날에 매일 같이 맷돌을 빌려가는 이웃이 있었는데 맷돌 주인은 맨날 염치없이 빌려가는 이웃이 맘에 안 들어서 어느 날은 맷돌 손잡이를 뽑아놓았다. 그런데 그날도 어김없이 맷돌을 빌리러 온 이웃은 손잡이가 없는 맷돌을 보고 말했다.

 

“어라, 어처구니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