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위원회 제 역할 안한다

삼성·OCI 투자 철회에도 '불구경'만 / 오종남 위원장 "정치권·삼성 설득 중"

새만금 개발사업에 투자를 약속했던 삼성과 OCI 등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발을 빼고 있지만, 새만금 사업의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새만금위원회의 움직임은 강 건너 불구경하는 모양새다.

 

특히 삼성의 새만금 MOU 철회는 잠재적인 투자 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대책이 요구되지만, 새만금위원회는 삼성의 투자 철회 발표된 지 2개월이 지났지만 뚜렷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전북도 등에 따르면 태양광 업체 OCI가 폴리실리콘 공장 설립 계획을 백지화한 데 이어 지난 5월 삼성그룹이 새만금에 대한 투자계획을 사실상 철회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새만금 개발사업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삼성이 새만금에서 최종적으로 발을 뺀다면 새만금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는 투자기업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은 물론, 가뜩이나 부족한 인센티브와 인프라 미비 등으로 인해 기업들은 더욱 투자를 주저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있을 송하진 도지사와 삼성 사장급 인사의 면담에 앞서 새만금사업 최고 의결기구인 새만금위원회가 삼성과의 중재는 물론 새로운 대체투자를 제안하는 등 사태해결을 위한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강조되고 있다. 삼성은 이르면 이달 안에 송 지사를 만나 새만금 투자계획을 공식 철회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새만금위원회는 삼성 MOU 무산과 관련해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측 위원장인 황교안 국무총리는 취임 이후 지난해 12월 딱 한 차례 위원회를 주재해 ‘국책 사업에 무관심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또 지난달 14일과 이달 12일에 새만금위원회의 조찬 간담회가 열렸지만, 삼성 MOU 문제에 뚜렷한 논의가 없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

 

이로 인해 지역에서는 새만금위원회가 삼성 MOU 무산 사태에 대해 지나치게 무관심하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새만금은 전북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고 국토균형개발차원에서 시작된 국가사업으로, 사업이 위기에 직면했다면 최고 의결기관인 새만금위원회가 발 벗고 나서야 하는데, 너무 미온적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오종남 새만금위원회 민간위원장은 “삼성의 새만금 투자는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는 게 위원회 내부의 중론이다”며 지난주 금요일에도 새만금청 관계자들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으며, 항상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치권과 삼성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설득하고 있다.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