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종합경기장, 체육시설부터 마련

▲ 라혁일 前 전북체육회 사무처장
전주 종합경기장을 놓고 아직까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전주시는 최근 종합경기장 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로 그 자리에서 시민 500명이 모이는 대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종합경기장 문제는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결정을 바꾼다 해도 이미 결정된 사안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해야 하고, 더욱 진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종합경기장 부지 활용은 전주시의 미래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현재 계획으로는 컨벤션센터와 쇼핑시설을 건립하기로 했지만 답보를 거듭하고 있다. 이는 전임 송하진 시장 시절에 결정된 것으로, 현재의 김승수 시장 취임 이후 이를 번복하는 입장을 보임으로써 대책 없이 흘러가고 있는 형국이다.

 

필자는 체육인으로서 대체 경기장 건립에 대해서만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 전주시의회 등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쇼핑센터 건립 문제에 밀려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체육인들 사이에서는 자칫 대체 경기장이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돌고 있다.

 

전주 종합경기장은 1963년 제44회 전국 체육대회를 앞두고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시설이다. 당시 예산이 부족해 도민들과 어린 학생들까지 모금운동을 벌여 공사비를 충당했다. 전북이 사상 처음으로 전국체육대회를 유치한 때여서 도민들의 자긍심도 컸다. 이후 모든 대형 행사는 이곳에서 치르질 만큼 도내 도민들의 애환과 추억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전주 종합경기장은 이제 시설이 노후화돼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래서 전주시가 이곳에 컨벤션센터와 쇼핑시설을 유치하기로 하고 종합경기장을 이전키로 한 것이다. 체육인들도 이러한 취지에 공감해 수용한 것이다. 그러나 경기장 부지 개발이 표면화되면서 대체 경기장 건립은 뒷전으로 밀렸다.

 

체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그 중요성을 간과하는 측면이 강하다. 생활 체육의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체육시설은 곧 지역 주민들의 건강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생활 체육이 활성화되고, 체육 인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체육 시설은 프로그램 못지 많게 중요하다.

 

스포츠 기반 시설 확충은 지역 경제와도 직결된다. 오늘날 스포츠는 거대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국내외 스포츠 유치가 지역 발전의 촉매제가 되는 마당에 변변한 시설 하나 없다는 것은 지역의 낙후도를 반영하는 것이다. 스포츠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각 지자체는 대규모 스포츠 대회 유치를 통해 대외적으로 지역을 홍보하고, 경제적 부가가치까지 얻고 있다.

 

전주시는 대체 경기장 건립을 별도로 추진해야 한다. 종합경기장 부지 활용이 공전되는 상황에서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다리는 것은 낭비다. 부지 활용 문제와 별도로 대체 경기장 설립 문제를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 사업도 때가 있어서 시기를 놓치면 표류할 수도 있다. 종합경기장 문제에 대한 실마리가 풀려야 종합 경기장 문제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전주 종합경기장이 전주의 랜드마크로 개발돼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고, 대외적으로도 자랑할 수 있는 시설이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다만 체육인으로서 종합경기장 부지 개발에 따른 대체 경기장은 반드시 마련돼야 하고, 이 또한 국제 경기 유치가 가능한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