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날개매미충' 농경지 방제하니 숲으로

전북 올 농경지 600㏊·산림 932㏊ 피해 / 전주 건지산 일대 확산 시민들 민원 빗발

▲ 18일 전주 건지산 오송제 인근 둘레길에서 산림과 과수에 피해를 주는 갈색날개매미충이 나무줄기를 뒤덮고 있다. 박형민 기자

최근 개체 수가 증가한 ‘갈색날개매미충’이 도내 농경지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는 가운데 전주 건지산 숲 일대에도 창궐하면서 나무의 생육에 지장을 주고 시민의 휴식을 방해하고 있다.

 

18일 전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갈색날개매미충으로 인한 농경지 피해가 올들어 약 60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318.3㏊에 비해 약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해 들어서 도내 산림지역에서도 갈색날개매미충으로 인한 피해가 무려 932㏊를 기록하는 등 농경지보다 산림에서 피해가 부쩍 두드러지고 있다.

 

도 농업기술원은 “전북지역에서는 지난 2010년 갈색날개매미충이 최초로 발견됐는데, 최근 들어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최근 농경지에서 발생한 갈색날개매미충이 산림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갈색날개매미충을 제거하기 위해 1년에 두 번(5월·9월) 방제작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갈색날개매미충이 산림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갈색날개매미충은 나무의 가지와 식물의 잎에 붙어 수액을 빨아먹으며 생장을 방해하고 겨우내 나뭇가지 껍질에서 알형태로 지낸다. 사과와 복숭아, 감, 참다래, 산수유, 밤 등 나무와 초본류 60여종에 기생하면서 양분을 빨아먹고 알을 산란하며 가지를 고사시키거나 그을음 발생 등으로 과일의 상품성을 하락시키는 유해 곤충이다. 유입 경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중국 유입설이 학계의 중론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건지산 일대에도 갈색날개매미충이 출몰해 전주시민의 휴식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주시의회 박혜숙 의원(송천1동)은 18일 열린 제33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최근 건지산 일대에 흰가루병과 갈색날개매미충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며 “건지산은 인근 주민뿐만 아니라 시민이 즐겨찾는 중요한 휴식처인데, 조속히 방제작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오후 1시 건지산 편백나무 숲 입구 단풍나무에는 회색빛을 띤 새끼 손톱만 한 갈색날개매미충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나뭇가지와 잎사귀 사이에 빼곡히 자리 잡은 갈색날개매미충은 정확한 개체 수를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길을 따라 늘어선 단풍나무 20여그루에서도 갈색날개매미충이 관찰됐다.

 

전북도 산림환경연구소 관계자는 “나무에 기생해 진(수액)을 빨아먹는 갈색날개매미충은 대부분 5~11월 기생하며 나무를 쇠약하게 만드는 주범”이라며 “또한 이 병충의 배설물이 식물체 표면에 붙으면 그을음이 발생하고 광합성까지도 저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경지에 살충제를 뿌리면 갈색날개매미충이 산림으로 옮겨가기 때문에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하다”면서 “나무에 붙은 병충의 알집을 제거해 태우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법”이라고 덧붙였다.

 

전주시 푸른도시조성과 관계자는 “건지산 둘레길 일대에 갈색날개매미충이 발견된다는 민원이 적지 않다”면서 “갈색날개매미충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