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공간은 시대에 맞게 변화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있는 공간이기 어렵다. 공간의 구성부터 각종 편의시설이나 인테리어 등을 새로운 예술가들과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 4월 공식 출범한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운영을 맡게 되면서 사무공간과 노후화된 시설을 새로 보수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6개의 전시장과 공연장을 새롭게 단장하고, 승강기도 설치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장 재단장 3개월 만에 예술인들의 원성이 다시 드높아지고 있다니 안타깝기만 하다. 벽면 곳곳의 페인트가 벗겨지거나 일부만 새로 마감공사를 한 천장은 얼룩이 져있고, 온풍기는 덮개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브랜드 공연을 위해 얼마 전에 리모델링을 한 공연장에 대해서도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다. 객석의 경사도가 낮아서 관객의 시야를 가리고 외부소음이 완벽하게 차단되지 않는 상태로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 적은 예산으로 단기간에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의 공사를 진행한 탓이다.
문제는 재정이다. 낡고 불편한 이 건물 자체를 허물고 아예 재건축을 해서 번듯한 문화시설을 만드는 것이 최상의 대안이다. 하지만 재정 형편상 그리 할 수 없다면 최소한 향후 몇 십 년 정도의 활용을 전제로 한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답이다.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면서, 결과적으로 훨씬 많은 혈세를 낭비하는 어이없는 사례를 도민들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