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보타지 적용 철회로 전국 환적화물 유치전…군산항 '특화'만이 살길

타 지역항, 전용부두 개장 등 시설확충 총력 / 전문가 "야적장 포장 이외 차별화 전략 필요"

군산항 등 국내 모든 항에 ‘카보타지(Cabotage)’가 적용되지 않으면서 항구를 둔 자치단체별로 자동차 환적화물 쟁탈전이 가속하고 있다.

 

카보타지란 국내항 간 운송을 한국적 선박으로 제한하는 국제관례를 말한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30일 전남 광양항에만 카보타지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기존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군산항과 평택항·목포항은 원래대로 외국적 선박의 환적화물을 취급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그동안 암묵적으로 이뤄졌던 자동차 환적화물 취급이 허용되면서 목포항과 울산항 등 주요 항별로 자동차 환적화물 유치를 위한 시설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전북에서는 최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철수로 인한 지역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되면서 군산항의 자동차 환적화물 취급이 지역 항만업계의 화두로 꼽히고 있다.

 

이에 GM대우 군산공장 등 관련 업계와의 연계, 도로와 철도 등 사회기반시설(SOC) 확충, 외국적 선박의 화물취급 동향 수시 점검 등이 환적화물 유치를 위한 시급한 선결 과제로 대두하고 있다.

 

환적화물은 하역작업을 두 번 하므로 한 번뿐인 일반 수출입 화물보다 부가가치가 크다. 지난해 군산항에서 취급한 자동차 환적화물은 346만2000여t(톤)이며 경제적 효과는 120억 원에 달했다. 이런 환적화물은 매년 꾸준히 늘어 전북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목포지방해양수산청은 자동차 환적화물 물동량 확보를 위해 지난 5월 목포신항에 환적자동차 전용 부두를 개장했다. 또 수출전문기업, 복합물류 제조업체 등을 위한 항만배후부지(48만5000㎡) 조성을 추진 중이다.

 

울산도 이달 말부터 울산항 6부두에 조성된 14만5000㎡ 규모의 야적장을 통해 연간 자동차 10만대를 취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북지역 유일의 국제 무역항인 군산항에서도 지난 5월부터 자동차 환적화물 물동량 확보를 위한 야적장 포장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오는 11월 공사가 마무리되면 5만㎡ 규모의 야적장이 추가 조성된다. 이에 수용 가능한 자동차가 6000여 대에서 1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정된 환적 물동량을 두고 벌어지는 전국 주요 항간 자동차 화물 확보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군산항만의 특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양정호 전주대 물류무역학과 교수는 “야적장 규모가 커졌다고 해서 환적화물 물동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외국적 선박이 국내 여러 항 중에서 군산항을 택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도로와 철도 등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외국적 선박의 최근 환적 경향을 사전에 파악해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