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 극성…폭염 속 시민들 이중고

평년보다 이른 무더위·마른장마로 개체수 급증 / 전북소방, 벌집제거 출동 작년보다 2배이상 늘어

폭염으로 인한 고통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말벌까지 극성을 부리고 있다. 평년보다 이른 무더위와 마른장마로 인해 벌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소방당국은 119로 접수되는 ‘벌집 제거’민원에 비상이 걸렸다.

 

1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7월까지 ‘벌집 제거’와 관련한 출동 건수는 254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출동한 1118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해 벌집 관련 신고는 6월과 7월에 2044건이 접수돼 여름철에 집중됐다. 특히 최근에는 하루 평균 100여 건이 넘는 벌집 제거 요청이 접수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예년의 경우 벌의 개체수가 늘어나고 활동이 활발해지는 8월에 신고가 집중되지만 올해는 평년보다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고 마른장마가 이어지면서 벌들이 일찍 활동해 접수가 폭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벌 개체 수 증가에 따른 벌 쏘임 사고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1일 오전 11시 4분께 무주군 설천면 덕유산 야영장에서 A양이 벌에 쏘이는 사고가 있었으며, 지난 7월 12일에는 진안군 부귀면 한 농장에서 일하던 유모 씨(58)가 말벌에 머리를 쏘여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벌을 자극하는 짙은 냄새의 화장품과 향수를 피하고, 벌집을 발견하면 팔을 휘두르는 등 벌을 자극하는 행동을 하지 말고 서서히 자리를 피할 것”을 당부했다.

 

또 “벌집을 발견한 경우 보호 장비를 착용해 안전하게 제거해야 하며, 무리한 행동을 삼가고 119소방대원이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며 “벌침에 쏘였을 때는 손톱이나 핀셋으로 침을 잘라내지 말고 신용카드 등으로 피부를 밀어 침을 뽑아내야 하며, 만약 목이 붓거나 기침을 하는 등 쇼크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