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20대 총선 결과, 야권의 텃밭인 전북에서 당선자를 내며 교두보를 확보한 새누리당이 전북도민들의 표심 공략에 나선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호남지역 합동 연설회를 사상 처음으로 전주에서 열기 때문이다.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3일 열리는 합동연설회는 ‘8·9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국적으로 두 번째 열리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광주와 전남에서 진행됐던 호남권 합동 연설회가 지난 1990년 민자당 시절 이후 전주에서 26년 만에 처음 열리면서 새누리당의 변방이었던 전북의 위상이 새롭게 정립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그 간 새누리당 합동연설회는 관례적으로 광주·전남에서 개최돼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관례가 깨졌다. 이번에는 전북에서 호남권 합동연설회를 개최한다. 이에 대해 내년 대선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있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새누리당 중앙당 관계자는 “비록 지난 4·13총선에서 패배했지만 전북의 민심은 새누리당에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며 “이번 합동연설회와 꾸준한 정책공약을 통해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에 대한 전북의 지지율을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합동연설회에는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해 이정현(3선·전남 순천)·이주영(5선·경남 마산창원합포)·정병국(5선·경기 여주양평)·주호영(4선·대구 수성을)·한선교(4선·경기 용인병) 의원 등 당대표 후보가 참석한다.
또 조원진(3선·대구 달서병)·강석호(3선·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이장우(재선·대전 동구)·정용기(재선·대전 대덕구)·최연혜(초선·비례) 의원 등 최고의원 후보들도 호남 당원들을 향해 표심을 호소할 예정이다.
특히 후보들은 자신의 텃밭인 TK(대구·경남)와 PK(부산·울산·경남) 위주의 선거운동에서 벗어나 호남권 당원들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된다.
이정현 의원은 “전국적으로 심판받는 분위기에서 새누리당의 사지(死地)인 호남에서 소중한 두 석을 확보했다”며 “당도 ‘호남포기’ 전략에서 ‘호남구애’ 전략으로 노선을 전면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도부 입성을 노리는 당권 후보들의 전북 발전 전략도 관심을 끌고 있다.
후보자들은 새만금 개발, 새만금국제공항 건설 등에 대한 공약 제시와 전북예산 홀대 등의 현안을 주로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운천 의원도 “당 지도부가 서진정책을 통해 호남이 소외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주영 의원은 “지난주 새누리당 전북도당 위원장 취임식에서 말했던 것처럼, 당대표가 되면 새만금에 예산폭탄을 터뜨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전북 당원은 6만3000여 명이며, 이중 선거인단은 4,300명으로 전국 34만 유권자의 1.3%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