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한마디로 종합예술이다. 사람의 마음을 하나씩 얻어야 하므로 엄청나게 공을 들이지 않으면 표를 얻을 수 없다. 유권자는 그냥 대충 표를 찍지 않는다. 그간 유권자들이 선거를 수 없이 치르면서 많은 학습을 해왔기 때문에 한표 한표를 소중하게 던질줄 안다. 여촌야도 현상도 무너졌고 지역주의 벽도 깨져간다. 농촌서도 매스컴과 입뉴스를 통해 같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입수해서 알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정치적 식견이 높아졌다. 종편이 생긴 이후 농촌 경로당은 선거의 중심지로 변했다. 노인들끼리 들은 정보를 토대로 열띤 토론을 하므로 그곳에서 정보를 파악하는 게 여론조사 보다 더 정확하다. 예전같이 사탕발림식 선거운동을 하면 표가 안나온다. 진정성을 갖고 유권자를 대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선거는 후보 혼자서 하는 게 아니고 조직을 통해 운동을 하는 것인 만큼 돕는 사람이 누구냐가 중요하다. 후보자는 괜찮은데 운동원 보기 싫어 표를 안찍겠다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 만큼 운동원 역할이 크다. 그간 선거가 잦다보니까 농촌에도 전문가 뺨치는 선거꾼들이 많아졌다. 이들이 어떤 후보 한테 붙어서 선거운동을 하느냐에 따라 선거가 과열될 수도 혼탁해질 수도 있다. 통상 선거가 연고주의 선거로 가다 보니까 선거꾼들의 농간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20대 총선 때도 이 같은 현상이 드러났다. 메뚜기도 한철이듯 먹고 살려고 선거판에 뛰어 들기 때문에 이들한테 알게 모르게 들어가는 돈이 엄청나다. 영수증 처리도 못하고 집어 주는 ‘검은 돈’이 거의가 선거꾼들 한테 들어간다. 돈 선거가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지만 그래도 알게 모르게 선거를 치르려면 뭉칫돈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아무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감시의 칼날을 번득이지만 프로들은 교묘하게 법망을 비켜 간다. 간혹 아마추어들이나 돈 주다가 적발된다는 것. 벌써부터 선거꾼들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먹잇감을 찾아 움직인다. 오랜 세월 정치판 주변서 놀다 보니까 선거꾼들이 하나의 직업(?)이 돼버렸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