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잡이

▲ 장민준 전주 우전초 6학년
눈을 질끈 감고 있다

 

엄마 아빠가 나를

 

억지로 포경선에 태웠다

 

하얀 옷을 입은 선원들이

 

칼과 가위를 들이 댔다

 

얼얼한 느낌

 

소름 끼치는 느낌

 

고래를 잡고도 나는

 

어그적 어그적

 

오리처럼 걸었다

 

△이 시에는 두 장의 그림이 있습니다. 무서운 수술실과 포경수술 후의 아픔. 그런데 ‘무섭다’거나 ‘아프다’라는 말이 없습니다. 대신, 이 시를 읽는 사람들은 두려움과 아픔이 느껴집니다. 이것이 이 시를 더 실감나게 합니다. 좋은 시는 이렇게 시인이 직접 말하지 않고 독자가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시입니다. 정말 재미있는 시, 너무 좋습니다. 특히 마지막 행의 ‘오리처럼 걸었다’는 표현은 상상만으로도 웃음이 나옵니다. 좋은 시를 보여 주어 감사합니다. 경종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