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해방 당시 전북지역의 주요 시설, 군산비행장 등에 대한 정보를 담은 미군 특별보고서(SPECIAL REPORT)가 발견됐다. 해방 직후 미군이 작성한 전북지역 관련 최초의 보고서로, 전주·군산 일대가 군사적 요지였다는 점을 입증하는 자료로 평가된다.
전북도는 17일 전북도와 군산시 지원으로 군산대 박물관에서 추진하는 ‘동국사 소장 일제강점기 문화유산 학술조사’ 과정에서 미군 특별보고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특별보고서는 전주·군산 일대의 군사·산업시설, 생활 실태, 기후 정보 등을 담고 있어 해방 직후 전북지역 시대상을 밝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1945년 9월 4일 자로 제출된 특별보고서는 미국 육군 태평양지역 총사령관 맥아더 장군의 명령에 따라 작성된 문건으로 해석된다. 38도선 이남, 분할 점령을 앞둔 미군이 점령 지역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작성한 보고서로 분석되고 있다. 맥아더 장군은 1945년 9월 2일 동경에서 남한의 38도선 분할 점령을 발표했다. 9월 8일 미국 육군 24군단이 인천에 상륙해 조선 총독에게 항복 문서를 받고, 일본군의 무장을 해제했다.
이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한국의 인천-경성(SR109)·부산(SR111)·군산-전주(SR115) 등 3개 지역을 비롯해 일본의 9개 지역, 구소련의 1개 지역 등 모두 13개 지역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견된 특별보고서는 군산·전주에 대한 문건이다. 특별보고서는 총 30개 장으로 구성돼 있고 초반 12개 장은 지리적 정보, 항만, 철도, 활주로 길이·좌표, 방송시설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후반 18개 장은 사진과 지도 정보를 수록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군산비행장 내 ‘다치아라이 비행학교’에 대한 정보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다치아라이 비행학교는 태평양전쟁 말기, 가미카제(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자살특공대)를 양성한 곳으로 유명하다. 다치아라이 비행학교는 군산(1개)과 일본(2개)에서 학교를 운영했고, 패전이 가까워지면서 서울·대구·대전에 분교를 추가 설치해 운영했다. 이들 대부분은 일본이 패전하면서 미군 비행장으로 바뀌었다.
동국사는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로 일제강점기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문화유산 6000여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전라감영이 있던 전주부성의 4대문 가운데 ‘서문’의 모습이 온전히 담긴 사진엽서가 처음 발견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