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엠 군산공장 부분파업…크루즈 신차 시험생산 중단

노조 휴가 끝난 뒤 임금·단체협상 위해 돌입 / 물량 해외에 배정할 경우 '개점휴업' 우려도

▲ 부분파업에 들어간 한국지엠 군산공장 노조원들이 23일 출근 1시간 40분만인 오전 8시40분 퇴근길에 나서고 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정규직 노동조합원들이 휴가 복귀와 동시에 임단협 투쟁을 위한 부분 파업에 들어가면서 자동차 생산 차질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지난 7월 27일부터 8월17일까지 물량 축소 및 신차 출시를 위해 생산라인 재배치, 시설유지보수 등으로 모든 생산라인을 중단하고 생산라인 전체가 휴가에 들어갔다.

 

하지만 장기휴가를 마친 현장 정규직 노동조합원들이 출근 첫날인 18일부터 노조 방침에 따라 임단협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올해 말 출시를 앞두고 시험 생산 중인 군산공장 크루즈 후속모델 신차(프로젝트명 D2LC) 시험생산이 전면 중단된 실정이다.

 

이와 관련 자칫 향후 생산될 신차 물량이 해외 공장으로 배정돼 군산공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공장으로 전락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크루즈 후속모델 신차 공장은 전 세계 5곳으로 군산과 중국 2곳, 브라질, 멕시코에 있으며, 군산공장을 제외한 4곳 해외공장은 현재 신차 시험생산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지엠 본사가 군산보다 상대적으로 인건비 등이 싼 해외공장으로 신차 물량을 배정할 경우 군산공장은 일감이 없어 자체 인력감축은 물론 협력업체 줄도산, 나아가 군산 지역경제에 커다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다.

 

실제 군산공장의 경우 지난 2011년 생산 및 매출실적이 단일공장으로서는 최대 27만대를 생산, 전북경제의 35%를 차지한 바 있지만 세계경제 침체와 유가하락, 쉐보레 유럽철수 등의 악재로 한국지엠 전체 생산량의 30%에도 못 미치는 사실상 개점휴업인 공장으로 전락했다.

 

이후 군산공장은 2014년 기존 주야간 생산 체제를 주간으로 변경하는 자구책을 세웠지만 지속되는 물량 축소로 현재 월 생산일수도 7~10일 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으로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북도 및 군산시 역시 대응책으로 한국지엠차 사주기 운동을 전개하는 동시에 아이러브쉐보레 아이러브군산 모임도 출범해 한국지엠차 사주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 같은 도민의 염원이 한국지엠 본사에 전달됐고, 한국지엠은 크루즈 후속모델 신차 생산라인을 군산공장에 배정해 환영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신차 생산 라인을 배정받고도 자칫 향후 생산 물량을 해외공장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노조의 임단협 투쟁 중요성은 공감하지만 군산공장이 처한 특수성을 고려, 노조원들의 합리적 판단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군산공장 협력업체 A사 관계자는 “갈수록 군산공장 물량이 줄어들면서 협력업체들 또한 자체 인원감축 및 부도 위기에 놓여 있다”며 “노조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협력업체나 비정규직 노조의 입장도 좀 생각해 주면서 투쟁과 자동차 생산을 달리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국선 한국지엠지부 군산지회장은 “한국지엠 노조 전체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부분파업이라 군산공장 자체적 파업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지만 수위조절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군산공장이 안정적 물량을 배정받기 위해서는 신차라인 증설 시 맺었던 합의 등에 대한 확약 등의 과정에 내재돼 있는 불가피한 투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