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308호인 전주시 전동 소재 ‘풍남문’ 종루에서 기둥 뒤틀림 현상이 발견돼 전주시가 긴급 조치에 들어갔다.
23일 전주시에 따르면 최근 풍남문 서편 종루 내 4개 기둥에서 뒤틀림 현상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뒤틀림 현상은 기둥 밑 주춧돌 위에 세워진 사각 나무 기둥이 주춧돌에서 밀린 형태였다.
실제로 이날 풍남문 종루 현장을 직접 살펴본 결과 종루 내측 사각기둥 4곳 모두 조금씩 뒤틀려 있었고 2개는 확연히 주춧돌에서 밀려 있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기둥 한 개는 주춧돌 끝으로 밀려있기까지 했다.
풍남문 관리를 맡고 있는 문동주 씨는 “지난 4월쯤부터 종루의 기둥이 뒤틀렸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문화재청 측 직원들도 수차례 다녀갔다”고 말했다.
전주시는 이 같은 현상이 지난 1980년 종루에 설치한 ‘완산종’의 무게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77년 시민 성금 3000만 원으로 축조된 완산종은 완산공원 내 완산칠봉 중턱에 안치됐다가 1980년 풍남문 종루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시는 2톤에 달하는 완산종이 30년 넘게 종루에 매달려 있으면서 종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기둥에서 뒤틀림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뒤틀림 현상을 발견하고 문화재 위원 등에게 자문한 결과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해 보수와 보강방법을 결정하는 등 조속한 보완조치가 필요하다”는 답을 얻었다.
이에 시는 일단 보물 관리주체인 문화재청의 올해 풍남문 보수 예산 중 2,000여만 원을 들여 오는 9월부터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추후 예산을 확보해 내년 초 보강재 덧댐 등 보수 공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보물이자 전주의 대표적 문화재인 풍남문은 매일 안전을 체크하고 있다”며 “특히 종루는 종의 무게 때문에 안전에 위해가 되지 않도록 예찰하는 한편,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문화재청과 긴밀한 협조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후 정밀 안전진단 결과가 나오고 보수공사 계획이 세워지면 올해 제야의 종 행사는 보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관계자는 “8월말쯤 전주시와 협의해 향후 보수 계획 등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