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남문 종루 기둥의 뒤틀림 원인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일단 종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때문으로 전주시는 파악하는 것 같다. 1980년에 설치한 2톤에 달하는 ‘완산종’이 30년 가깝게 기둥에 매달리면서 기둥이 종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비틀림이 생겼다는 것이다. 전주시가 비틀림의 원인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매년 연말 제야의 종을 쳤던 점을 고려하면 무거운 종이 흔들리면서 종루 전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종루를 설립할 당시 종과 상관없이 구색용으로 종루만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종의 무게를 고려하지 않은 설계였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든 풍남문의 문화재적 가치와 위상을 고려할 때 종의 무게 때문에 종루에 문제가 생겼다는 게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전주 풍남문은 조선시대 전주의 위상을 상징하는 문화재다. 호남 전체를 관할하는 전라도의 수부 전주를 보호하기 위해 전략적 중요성에 따라 조선 초기 전주성이 축성됐고, 성곽의 동서남북 4대문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게 풍남문이다. 풍남문은 바로 전주가 5백년 호남의 수부였음을 상징한다. 또 그 자체 문화재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재 지정제도가 도입된 이듬해인 1963년 국가 보물로 지정됐다. 1978년부터 3년에 걸친 보수공사 때 종루를 복원한 것도 풍남문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높이 산 때문이다.
풍남문 문루와 달리 40년 역사 밖에 안 됐다는 이유로 종루의 비틀림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종루도 넓은 의미에서 보물인 풍남문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종루의 비틀림이 물리적으로 풍남문의 핵심인 문루에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개보수에 따른 훼손 위험을 안을 수밖에 없다. 국가의 중요한 문화적 자산인 풍남문이 사소한 문제로 흠이 생기고 훼손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문루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근본적 보강대책이 세워야 한다. 미봉책으로 넘길 문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