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밖 우레탄 트랙은 언제 걷어내나

공공시설 등 수두룩 시민 불안 / 관리주체 달라 검사도 제각각 / 납 검출 학교 43곳은 교체중 / 자치단체서도 실태조사 필요

▲ 공공체육시설과 공원 등에 설치된 우레탄 시설은 관리주체가 달라 유해성분 조사와 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5일 전주 덕진체련공원 풋살장에서 우레탄 알갱이들이 인조잔디 옆으로 빠져나와 있다. 박형민 기자

전북교육청이 운동장에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초·중·고교 가운데 납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한 학교에 대해 순차적으로 트랙을 철거하고 있는 가운데, 전북도는 학교 밖 시설물에 대한 우레탄 등 탄성포장재 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체육시설과 공원, 어린이 놀이터 등 곳곳에 우레탄 등 탄성포장재가 깔렸지만 관리주체가 다양해 유해성을 따져 일괄적으로 교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아파트 공원 내 놀이시설과 어린이집 등 민간시설에 설치된 우레탄은 행정기관의 강제성이 없어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다.

 

5일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운동장에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도내 학교는 총 143개교이고 이 중 97곳(67.8%)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교육청은 우선 45개 학교를 대상으로 우레탄 트랙을 교체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나머지 학교 운동장의 우레탄 트랙을 비롯, 추가로 농구장과 배구장과 같은 다목적구장의 우레탄 바닥도 조사해 내년에 모두 교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교와 달리 학교 밖 시설물들에 대한 우레탄 조사와 교체 사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전주시의 경우 공공체육시설은 체육시설관리과, 공원은 구청 생태도시과, 아파트 놀이시설 및 어린이집은 시민안전담당관 등이 각각 조사와 교체 업무를 맡고 있다.

 

각 시·군의 공공체육시설을 총괄하는 전북도 체육정책과는 “시·군별로 공공체육시설에 대한 우레탄 중금속 검사를 진행 중이며, 결과가 11월 말 보건복지부의 지침과 함께 나올 예정”이라면서 “아직 집계된 현황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공체육시설 등 중금속 검사조차 안 된 시설이 적지 않아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전주시는 공공체육시설의 우레탄 샘플을 채취해 전문기관에 중금속 검사를 맡겼고, 이르면 다음 달 말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그러나 시는 검사결과 공공시설 우레탄에서 중금속 기준치가 초과하여도 11월 말 보건복지부의 지침이 나와야 교체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에나 본격적인 교체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전주지역에서 우레탄을 사용하고 있는 공공체육시설은 11곳에 달하지만, 시민들의 이용에 큰 제한이 없는 상황이다.

 

전주시 시민안전담당관은 “아파트 단지 내 놀이시설과 어린이집 등과 같은 민간운영 시설에서도 일부 우레탄 소재가 사용되고 있다”며 “강제성은 없지만, 민간이 자발적으로 우레탄 중금속 검사와 교체를 이행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사무처장은 “자치단체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실태조사를 집중적으로 해 화학물질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한다”면서 “필요하다면 조례 등 관련 입법을 통해 민간영역에서도 적극적으로 우레탄 중금속 검사와 교체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