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의회 값비싼 배지 부끄럽지 않은가

지방의회의 배지 제작가격이 천차만별이란다. 백재현 국회의원이 행정자치부에서 받아 공개한 ‘제7기 전반기 광역·기초 지방의회의원 배지 교부 현황’에 따르면 전북도의회와 도내 14개 시·군의회 의원 배지제작 비용은 최소 5500원에서 최대 20만원이었다. 전북도의회와 전주·정읍·김제·진안·부안 등 시군의회는 1만원 이하였으며, 군산·익산·남원·완주·순창은 1만원~2만원대, 임실·장수는 3만원대, 무주는 8만원대였다. 반면 고창군 의회 배지는 개당 제작비가 20만원으로, 도내 다른 지방의회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제작비용이 소요됐다. 같은 도내 지방의회에서 최대 30배 이상 차이가 나는 비싼 제작비를 들인 고창군 의회의 배지를 바라보는 시선이 고울 수 없다.

 

고창군과 무주군 의회를 제외하고 전북지역 지방의회 배지 단가는 무난한 편이다. 전국적으로 청송군 46만3000원, 의성군 45만6500원, 청도군 45만원 등 경북지역 기초의회의 경우 30~40만원대가 즐비하며, 인근 전남 구례군과 진도군의회 배지도 30만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고 고창군의회의 배지 제작비 문제를 허투루 넘길 사안이 아니다. 사소할 수 있지만 의원들의 마음가짐을 배지에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군비를 한 푼이라도 아껴 지역살림에 도움이 되게 하겠다는 의원들의 마음가짐이라면 결코 비싼 배지를 선호하지 않았을 것이다.

 

행자부는 지난 7월 ‘일반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 정도의 가격으로 제작해야 한다’며 지방의회 의원의 배지제작 가격을 국회의원 배지(3만5000원) 이하로 할 것을 권고했다. 또 분실해 재교부할 때는 의원이 직접 돈을 주고 구입하는 재교부 원칙도 권고했다. 지방자치의 중심에 있는 지방의회가 스스로 배지 가격 하나 국민눈높이에 맞추지 못해 정부의 권고를 받아야 하는 데 대해 지방의회는 부끄러워해야 한다.

 

국회의원 배지도 권위주의 시대 상징물로 여겨 배지에 대한 국민적 정서가 매우 부정적이다. 국회의장 직속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가 지난 5일 국회의원의 상징이었던 ‘금배지’를 폐지하고 신분증으로 대체하는 잠정안을 마련한 것도 이런 국민적 정서를 고려해서다. 말만 금배지이지 실제 은을 주성분으로 도금한 국회의원 배지도 설 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비싼 제작비를 들인 지방의회 배지를 반길 지역민은 없을 것이다. 배지는 의원의 권위를 지켜주는 완장이 아니라 의원의 책임감을 담은 막중한 짐이라는 사실을 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