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최치원 영정, 어떻게 찾았을까

손상국 전 JTV PD 〈최치원을 추억하다…〉 펴내 / 정읍시민 최치원 사랑 등 담아

당대 최고의 천재로 불렸던 최치원은 신라 대문장가이자 대학자이다. 열여덟 살에 당나라 진사시에 급제한 그는 당에서 배운 지식과 견문을 바탕으로 신라사회를 개혁하려 했으나 진골 귀족의 반대로 뜻을 이룰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민중을 위한 정신은 백성들에게 많은 공감과 존경을 불러일으켰고, 전국 곳곳에 그를 향사하는 서원과 사당이 스무 곳 이상 세워졌다.

손상국 전 JTV PD가 최치원에 대한 선조들의 사랑과 그의 영정에 관한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책 <최치원을 추억하다-고현내 사람들과 최치원 영정이야기> (신아출판사)를 펴냈다.

 

그가 처음 최치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역 역사문화 방송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있었던 지난 2009년, 당시 정읍 무성서원 원장인 故 김환재씨를 만나면서부터다.

 

무성서원은 사당 최초로 1784년 최치원 영정을 봉안했다. 그 후 1831년 원래 영정을 개모한 새 영정을 모셨다. 새 초상화를 제작하면 이전 영정은 땅에 묻거나 불에 태우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지만 무성서원에는 최치원의 원본 영정이 보관돼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두 영정 모두 사라져버렸다. 무성서원과 정읍시민의 노력 끝에 1831년 본은 정읍시립박물관에 보관됐지만 원본 영정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서 찾은 최치원 구본영정.

책은 무성서원에서 최치원의 영정이 사라지게 된 과정과 잃어버린 영정을 찾기 위한 노력이 상세히 적혀있다. 그가 2009년 취재를 위해 모은 자료를 정리해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집필했다. 최치원과 관련한 풍부한 사진과 해설, 역사적 고증을 수록하면서도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언어로 간결하게 썼다. 최치원을 그리워하는 고현내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쌍계사와 최치원 영정의 인연, 해인사본 영정에 대한 새로운 조명 등도 함께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