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손잡고 걸어가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신협, ACCU의장국 선임 / 저개발국 적극 지원·봉사 / 협동운동 불씨 더 지펴야

▲ 문철상 신협 중앙회장

한국신협은 1960년 부산에서 미국 메리놀수녀회 소속 메리 가브리엘라 수녀에 의해 설립되고 성장하였다. 필자는 작년 가을 초창기 신협운동 역사복원과 신협운동 르네상스 사업을 위해 미국 뉴욕 오시닝시에 있는 메리놀 수녀회를 방문하였다.

 

이스트강을 지나 형형색색으로 물든 단풍으로 아름다운 파크웨이를 따라 도착한 메리놀수녀회는 첫인상이 남달랐다. 수도원은 인적이 드물고, 고요한 정적속에 있는 고색창연한 건물과 검은색의 수도복을 입은 수도자들만 있는 폐쇄적 공간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그러나, 메리놀 수녀회는 인적은 드물지만 넓은 초록색의 잔디밭에 동양식 건물, 수도복이 아닌 평상복을 입고 소녀같은 미소를 짓는 노수녀님들은 마치 시골에 계신 큰누이 같았다.

 

30~40년을 신협운동과 빈민구제사업 등으로 가난한 한국인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노력했던 수녀님들은 한국과 신협의 발전이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씀하셨다. 근면·성실함으로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한국신협은 이제 메리놀수녀회가 후원을 하고 있는 다른 저개발국가들의 롤모델이며, 앞으로 가난한 이와 저개발국가들과 손을 맞잡고 그들의 발전을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을 해주길 부탁하였다. 노수녀님들과 헤어질 때 그 분들의 깊은 사랑에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제 한국신협은 메리놀 수녀회에서 받은 도움을 ACCU(아시아신협연합회)회원 활동을 통하여 아시아저개발국가들에게 적극적으로 돌려주고 있다.

 

ACCU는 현재 21개국, 총 3만4679개의 신협, 4700만명의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단체이며, 한국은 정회원인 신협중앙회 외에도 66개의 신협이 ACCU의 후원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신협은 아시아저개발국가인 몽골의 금융협동조합 설립, 운영을 지원하고 있으며, 네팔의 지진복구와 의료봉사에 매진하고 있다.

 

ACCU는 매년 아시아신협포럼과 연차총회를 개최하여 급변하는 세계금융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신협의 발전전략과 정보를 교류하고 있으며 한국신협은 지난 9월 5일부터 11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포럼 및 총회에서 ACCU 의장국으로 선임되었다.

 

한국신협의 선진적인 금융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매년 필리핀, 태국, 대만 등에서 견학을 오고 있으며 한국신협은 그들에게 우리가 가진 경험과 노하우, 지식을 아낌없이 나누고 있다. 특히, 저개발국가 신협인들의 잘살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한 눈빛은 가난했던 예전의 우리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을 뜨겁게 한다.

 

한국신협이 그들을 돕는 이유는 “한국에서 신협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오직 한가지였습니다. 그것은 사랑이었습니다. 2600만명 한국국민에 대한 사랑이었습니다”라고 56년전 말씀하신 선구자 메리 가브리엘라 수녀의 정신을 실천하여 진정한 협동운동의 이념과 가치를 실현하고 가난한 이웃들에게 희망을 견인하기 위한 것이다.

 

ACCU 총회 마지막 날 함께 손잡은 아시아 신협인들을 보면서 혼자 잘 사는 사회가 아닌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협동운동의 불씨를 더 지펴야 할 때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오페라 돈 지오바니에는 돈 지오바니가 체를리나를 유혹하는 장면에서 “함께 손을 잡고”라는 유명한 이중창이 나온다. 함께 잡은 손은 얼음공주 체를리나의 차가운 마음을 녹여 불가능한 사랑을 가능으로 만들 듯이 우리 앞에 놓여진 난제를 해결하는 것은 함께 맞잡은 손, 거기에 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