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개 모서리

▲ 서정민 익산 성당초 6학년
왜 지울 때 나만 쓰니?

 

앞면도 있는데

 

좀 골고루 써

 

이러다가 사라지겠어

 

제발 좀 연필로 찌르지 마

 

나도 아프다고!

 

왜 항상 나를 떨어뜨리는데

 

난 너랑 같이 있고 싶다고!

 

△정민이는 시인의 눈을 가졌습니다. 지우개에게도 모서리가 있다는 걸 발견하는 눈이지요. 아마도 세상의 모든 모서리는 감정을 가졌다는 것을 정민이는 알게 될 겁니다. 모서리 너머엔 숨겨진 사실이 가득하거든요. 모서리의 속마음을 볼 줄 아는 정민이는 호기심이 많은 아이일 겁니다. 모서리 너머의 질문을 받아 적기만 하면 되니 정민이는 얼마나 좋을까요. 박태건(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