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면도 있는데
좀 골고루 써
이러다가 사라지겠어
제발 좀 연필로 찌르지 마
나도 아프다고!
왜 항상 나를 떨어뜨리는데
난 너랑 같이 있고 싶다고!
△정민이는 시인의 눈을 가졌습니다. 지우개에게도 모서리가 있다는 걸 발견하는 눈이지요. 아마도 세상의 모든 모서리는 감정을 가졌다는 것을 정민이는 알게 될 겁니다. 모서리 너머엔 숨겨진 사실이 가득하거든요. 모서리의 속마음을 볼 줄 아는 정민이는 호기심이 많은 아이일 겁니다. 모서리 너머의 질문을 받아 적기만 하면 되니 정민이는 얼마나 좋을까요. 박태건(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