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용산발 KTX 전라선의 운행횟수 증편과 수서발 고속철도(SRT)에 전라선을 포함하는 것에 대해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KTX 증편은 전라선 수요가 적다는 점을, SRT의 전라선 포함은 경부·호남선에 비해 전라선의 수요가 부족하고 노선에 추가로 투입할 KTX 차량의 여유가 없다는 것 등을 반대 이유로 삼고 있다.
정부가 내세우는 ‘수요 부족’ 논리는 일차적으로 과거의 방식을 답습한다는 지적을 피할 길이 없다. 이제 막 오랜 낙후를 벗어나서 기지개를 켜고 있는 지역에 대해 과거의 잣대를 들이대면서 불이익을 주려 하는 정부의 처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이런 상태로 가다보면 상대적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다. 기존의 수요만을 도식적으로 적용해서 미래를 설계하는 것은,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정신을 거스르는 일종의 죄악이다. 한 번 낙후된 지역은 그로 인해서 영원히 낙후지역의 오명을 안고 살아야 한다는 말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철도공사가 내세우고 있는 ‘여유 차량 부족’ 논리는 솔직하기라도 하다. 물론 그 대안은 열차를 추가로 구입해서 전라선에 투입하는 일이다.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는 뜻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KTX 증편과 SRT의 전라선 포함을 위해서 열차를 추가 구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연하고 시의적절하다.
KTX 전라선과 SRT의 미래 수요는 결코 부족하지 않다. KTX 전라선 개통 후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제라도 제대로 된 미래수요를 조사하여 정부의 구태의연한 통계 논리를 바꿔야 한다. 전주한옥마을, 임실 치즈단지, 순창 장류문화단지, 남원의 전통문화 특화지역 등은 미래의 관광 트렌드를 선도하기에 손색이 없는 바탕을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전 국민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전주는 살고 싶은 도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금 드러난 발밑의 통계만으로 지역의 미래를 섣불리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국토부는 낡은 숫자놀음을 멈추고 지금이라도 SRT에 전라선을 추가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