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선두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당초 정규리그 32경기 무패 행진 신기록을 이어가던 전북현대가 승점 68점으로 2위 FC서울(승점 54)에 14점 차이로 앞서가면서 우승이 확실시 됐지만 전북의 심판 매수 사건에 대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징계로 승점 9점이 깎이면서 1, 2위 간 승점차가 크게 좁혀졌기 때문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30일 심판에게 돈을 건넨 전북의 스카우트가 유죄 확정 판결을 받자 상벌위원회를 열어 전북에게 이번 시즌 승점 9점 감정과 벌금 1억원의 징계를 내렸다.
이로써 전북은 승점이 59점으로 내려앉았고 2일 상무와의 경기를 1-1로 비기면서 승점 60점으로 정규리그 33경기를 모두 마쳤다. 반면 서울은 같은 날 광주FC를 상대로 2-1로 승리해 승점을 57점으로 끌어올려 전북을 3점차로 추격하게 됐다.
이날 정규리그 마지막 33라운드 경기 결과 상위 6개 팀과 하위 6개 팀이 나눠졌고 오는 15일부터 상·하위 6개 팀이 각각 팀당 5경기씩 치르는 스플릿 라운드 결과에 따라 2016 챔피언이 가려지게 됐다.
그럼에도 전북은 이날 상무와의 경기를 김신욱의 동점골로 무승부로 마치면서 정규리그 33경기 연속 무패 행진이라는 전인미답의 금자탑을 쌓았다.
연맹의 징계로 축하 분위기는 표출되지 않았지만 ‘시즌 정규리그 모든 경기 무패’라는 전설은 퇴색될 수 없다는 평가다.
전북은 오는 15일부터 서울, 제주, 상무, 울산, 전남과 스플릿 라운드 5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전북은 정규리그 33경기와 스플릿 5경기 등 총 38경기 중 절반은 홈, 절반은 원정으로 치른다는 규정에 따라 스플릿 홈경기는 서울, 제주, 상무와 원정경기는 울산, 전남과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북은 올 시즌 단 한 번도 패배한 팀이 없는 만큼 남은 스플릿 라운드도 선전해 K리그 3연패 달성과 현재 서울과 준결승 2차전을 남겨두고 있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의 우승컵도 동시에 들어 올린다는 각오다.
팀에 대한 징계로 선수단의 분위기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에도 전북은 목표를 향한 행진을 멈추지 않겠다는 각오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서울의 추격을 의식한 듯 “승점 3점 차이는 큰 의미가 없다”면서도 “서울과 맞대결이 한 차례 더 있다. 우리 스스로 스플릿 라운드에서 이겨내야 한다”며 자력 우승 의지를 확고히 했다.
전북의 최고참 이동국도 “우승이 스플릿 라운드에서 결정되게 됐다. 승점이 삭감됐지만 선수들에게는 잘 된 일일 수도 있다. 긴장을 풀지 않고 시즌 끝까지 타이트하게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며 “1년 가까이 잘해온 만큼 남은 5경기에서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징계가 우리를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흘린 땀의 댓가를 받아야 한다. 반드시 우승으로 마무리할 것이다”고 의지를 다졌다.
특히 이동국은 우승을 다투고 있는 서울과의 승부에 대해 “서울과 올해 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우리가 실력이 더 뛰어나다고 말을 할 순 없다. 그러나 정신적으로 준비가 잘 되면 항상 결과가 좋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