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LH 임대아파트 CCTV '유명무실'

62개 단지 3406대 중 87.7% 저화질 / 차량번호 인식 못해 예방 효과없어

전북지역 LH 임대아파트단지에 설치된 CCTV 10대 가운데 8대 이상이 차량번호판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41만 화소 이하의 저화질인 것으로 밝혀져 주민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의원(더불어민주당·김해갑)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아파트 단지별 CCTV 교체계획 및 현황’에 따르면 전국 833개 LH 임대아파트단지에 설치된 6만 5426대의 CCTV 가운데 91.9%인 6만 105대가 41만 화소 이하의 저화질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의 경우 62개 단지 내 설치된 3406개의 CCTV 가운데 87.7%인 2987개가 41만 화소 이하였고 차량번호판 식별이 가능한 200만 화소 이상은 고작 409개에 불과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LH가 2015년부터 41만 화소 방범용 CCTV를 200만 화소급으로 교체하고 있는데 올해 8월말 현재까지 겨우 5236대만을 교체해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LH는 올해 2만 5220대의 저화질 CCTV를 200만 화소급으로 교체하고 2017년에도 6174대를 더 교체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영구임대 및 50년 공공임대주택은 ‘노후 공공임대주택 시설개선사업’ 예산으로 시행하고 국민임대 등은 LH 자체예산으로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올해 310억원였던 노후 공공임대주택 시설개선사업 예산이 내년도 정부안에는 100억원밖에 반영되지 않아 대대적인 CCTV 교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설령 LH의 계획대로 2017년까지 총 3만 3447대를 200만 화소급 CCTV로 교체한다고 하더라도 고화질 CCTV 보급률은 전체 CCTV 중 겨우 절반이 넘는 51.1%에 불과하다.

 

LH가 CCTV의 수명주기와 예산을 핑계로 주민안전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이와 관련, 시민들은 “서민들의 주거공간인 임대주택단지에 설치돼 있는 41만 화소 방범용 CCTV는 화질이 나빠 차량번호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게 말이나 되는 일이냐”며 “작게는 차량 파손후 도주하는 물피사고로 인해 주민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범죄예방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LH 임대아파트 입주자들은 “LH가 국비에만 의존하지 말고 자체예산을 더 확보해서라도 조기에 CCTV 교체사업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