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는 500억 이상 대형 신규 공공투자사업의 경제성을 판단하고, 사업의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추진방안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수요가 없거나 경제성이 낮은 사업의 무리한 추진을 방지하고, 재정운영의 불확실성을 막기 위한 제도다. 이 같은 잣대에 따른 전주 탄소섬유 국가산단 조성사업의 예타조사 결과 경제성을 따지는 비용편익(B/C) 분석에서 기준치(1.0)에 못 미치는 0.97이 나왔고, 수익성을 평가하는 사업수익평가(0.94)와 정책성 등을 합산한 종합평가 결과에서도 기준치에 미달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반면 전주와 함께 지역특화산단 우선사업지구로 선정됐던 경남 밀양시(나노)와 진주·사천시(항공) 두 곳 모두 예타를 통과한 것과 대비된다. 경제성 측면에서 기준치에 거의 접근하고도 정책성 분석에서 불합격 판정을 한 조사기관의 평가에 선뜻 수긍하기 어렵고 아쉬운 대목이다. 지역균형발전이나 정책의 의지 등에서 이번 예타를 통과한 다른 지역의 특화산단에 크게 떨어진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전북 방문에서 탄소 중심의 창조경제 집적지로 조성하겠다고 지원 의지를 밝히고, 탄소산업특별법 제정 등 탄소산업 육성에 대한 공감대가 마련된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탄소산단의 예타 불통은 기본적으로 전주시의 안일한 대응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전주시와 지역 정치권이 뒤늦게 ‘예타 대응팀’을 꾸렸지만 미래 비전만을 앞세운 채 예타 통과를 위한 실질적인 준비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전주시가 관련 문제들을 보완해 내년 예타 재신청을 할 계획이라지만 산업단지조성 지연에 따른 탄소산업 관련 사업들의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산단 지연에 따른 문제들을 최소화 하면서 내년 재신청때 반드시 예타에 통과할 수 있도록 이제라도 치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