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이다. 한 때 노는 날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국민들이 기억하고 기려야 할 날 중 뒷전으로 밀려났다가 2012년 공휴일로 다시 지정된 이후 다섯 번째 맞는 한글날이다. 경제 논리에 의해 뒷전으로 밀려났던 우리 민족 고유의 문자, 한글 또한 훈민정음 해례본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됨에 따라 그 가치가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이 뜻 깊은 날을 맞이해 우리의 얼과 혼이 담긴 말과 글을 다시 한 번 깊이 되새겨보고, 한글의 발전 방안 등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 주제 관련 신문기사
△ 훈민정음 반포 570돌, 해례본을 읽자. 동아일보 2016년 3월 30일
△ 국어기본법 헌법소원사건. 전북일보 2016년 5월 20일
△ 한옥에 덧입힌 따뜻한 한글의 조형성. 전북일보 2016년 3월 25일
■ 신문 읽기
〈읽기자료1〉
훈민정음 반포 570돌, 해례본을 읽자
올해는 국보 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간행한 지 570돌이 되는 해이다.
1446년에 세종이 직접 펴낸 원본은 1940년 일제강점기에 발견돼 극적으로 간송 전형필 선생이 소장하여 간송본이라 부른다. 이 간송본은 지난해 있는 그대로 복간돼 첫 판이 몇 달 만에 거의 매진되었을 정도로 사랑을 받았다.
이 책은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만큼 이제 전 인류가 인정한 보물 중의 보물이다. 세종이 비밀리에 연구하여 만든 훈민정음 28자를 1443년 알린 뒤 그 창제 동기와 목적, 원리와 가치 등을 8학사와 더불어 자세히 풀어 오늘날 한글날 즈음해서 펴낸 책이 훈민정음 해례본이다.
이 책은 인류 최고의 문자 해설서답게 당대 최고의 철학, 수준 높은 언어학, 문자학을 아우르고 있다. 더욱이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지식과 정보를 나누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해례본은 모두 66쪽으로, 이 가운데 8쪽(마지막 쪽은 빈 면)은 세종대왕이 직접 저술한 ‘정음편’이다. 정음편의 세종 서문에 ‘유통(流通)’이란 말이 나온다. 15세기 말(우리말)과 글(한문)이 유통이 안 되니 한문을 아는 이와 모르는 이가 유통(소통)하지 못하고 그래서 모두가 유통할 수 있는 훈민정음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해례본이 우리 학계와 교육계에서 홀대를 받고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현재 해례본만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이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니 전문가가 많이 나올 리 없다. 이 책은 다양한 학문이 녹아 있는 융·복합서이기에 학제적 연구가 필요하다.
그런데 서울대에서 선정한 인류 고전 100권에도 포함되지 않았을 정도로 푸대접받고 있다.
이제 해례본 반포 570주년을 맞아 해례본 읽기와 교육 운동을 펼쳐야 한다. 해례본 핵심 내용인 음양오행의 조화로운 자연 철학과 누구에게나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과학의 합리성, 지식과 생각의 자유로운 소통의 평등성 등을 함께 새겼으면 한다.〈출처 : 동아일보 2016. 3. 30〉
〈읽기자료 2〉
국어기본법 헌법소원사건
한자를 섞어 쓸 것인가 한글로만 표기할 것이냐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며칠 전 헌법재판소에서 국어기본법 위헌 확인 헌법소원 공개 변론이 있었다. 국어기본법의 한글로만 표기해야한다는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는지를 따지는 자리였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정규 교과서나 공문서는 한자를 섞어 쓸 수 없고 모두 한글로만 써야 한다. 이 조항이 어문 생활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다며 관련단체에서 헌법 소원을 낸 것이다.
청구인 측 참고인으로는 심재기 서울대 명예교수가 출석하였는데, 그는 한자와 한글이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공생 관계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 점을 무시하고 학교에서 한글만 가르쳐 왔기 때문에 국어교육이 파행을 거듭했다는 것이다.
반면에 같은 대학의 권재일 교수는 한글이 가지고 있는 정보 효용성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면서, 국한문 혼용은 일제 식민지가 낳은 기형적인 표기 형태이기 때문에 이를 따라서는 안 된다고 반박하였다.
반대 측 대리인 변호사도 정보화 시대에 한글을 사용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었으므로 ‘한글이 언어 인권에 이바지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국어기본법의 이런 조항들이 학습권을 훼손하고 또 문자 선택권과 표현의 자유까지 침해하였는지는 헌법재판소에서 판가름할 일이다. 그러나 법리적 판단에 앞서 두 가지 점이 고려되었으면 한다.
먼저 한글전용이 국어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다. 우리말 어휘의 대부분이 한자어이기 때문에 한자를 모르면 그 뜻을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전문 학술용어는 물론, (서류)결재와 (카드)결재의 차이를 명확히 아는데도 한자를 익히는 것이 유리하다.
또 국어정서법에 맞게 표기하기 위해서라도 부득불 한자를 알아야 한다. 사이시옷 문제가 대표적인 경우인데 한자어와 고유어를 구분하지 못하면 사이시옷 표기를 제대로 할 수 없다.
‘수돗물’에는 사이시옷이 필요하지만, ‘수도세’에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은 이유를 알아야 한다. 한자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보니 뇌졸중(腦卒中)을 뇌졸증(腦卒症)으로 잘못 알거나, ‘지하철이 플랫폼으로 들어온다’ ‘집으로 돌아와 부동산에 전화를 걸었다’와 같은 틀린 표현을 하게 된다. 심지어 국어와 한글을 같은 것으로 이해하거나 한자와 한자어를 혼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자(漢字)라는 호칭의 유래를 잘못 알고 한자를 무조건 외국어로 취급하려는 태도는 곤란하다.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자(訓民正字)가 아닌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창제 반포하신 의도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한글전용이 국가 장래에 미칠 영향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글은 정보화 시대의 유용한 도구지만 세계화를 염두에 둔다면 한자를 소홀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 한자는 우리글이기도 하지만 동아시아의 유용한 소통 도구이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우리의 무역 및 관광 상대국 가운데는 한자 문화권 국가가 많다. 한글과 한자를 국어의 양 날개로 인식하면 문화 잠재력이 그만큼 확대될 수 있다. 소리글자와 뜻글자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 이상적인 언어구조를 가진 나라는 지구상에 우리밖에 없기 때문이다.〈출처 : 전북일보 2016. 5. 20〉
〈읽기자료 3〉
한옥에 덧입힌 따뜻한 한글의 조형성
한옥과 한글 등 고유한 콘텐츠에 천착하고 있는 김도영 작가가 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여덟 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28일까지 ‘오랜 기다림의 조우’전.
작가는 한옥과 한글에 작가의 내밀한 기억과 안온한 감성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입혔다. 중심을 이루는 것은 삶의 기억에 대한 반추.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엮어냈던 인물들에 대한 아련한 연민을 따뜻하고 정감어린 색채로 풀어놓았다.
특히 작가가 보여주는 한옥과 한글은 형태에 주목했던 사실적인 화폭이 보다 단순해지면서 기하학적인 조형미를 보인다.
한옥이 지니는 전통적 가치와 구조내에서 발견한 조형적 요소들을 작가만의 시각으로 재구성했다.
한옥의 구조와 한글 자모와의 관계에 주목해 작업에 변화를 줬는데,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듯 한 부감의 시점으로 공간의 넓이와 깊이를 확보하고, 형상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으로 작가만의 개성을 보여줬다.〈출처 : 전북일보 2016. 3. 25〉
■ 생각 열기
기본활동 1)
〈읽기자료 1〉을 읽고, ‘훈민정음 해례본’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보시오.
기본활동 2)
〈읽기자료 1〉을 읽고, 글쓴이의 주장을 한 두 문장으로 요약하시오.
기본활동 3)
〈읽기자료 2〉를 읽고, 원고 측이 국어기본법 헌법소원을 제기한 까닭을 쓰시오.
기본활동 4)
〈읽기자료 2〉를 읽고, 글쓴이의 주장을 개조 식으로 요약해 보시오.
기본활동 5)
〈읽기자료 3〉을 읽고, 작가가 주목한 한글과 한옥의 특성이 무엇인지 찾아 쓰시오.
-심화활동-
△ 한글날은 1940년 훈민정음 해례본을 발견해 그 반포시기를 정확히 알게 된 뒤로 모든 국경일과 기념일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기려온 날이다. 2012년, 한글날이 22년 만에 다시 공휴일로 지정된 당위성에 대해 정리해 보시오.
■ 생각 더하기
△ 한류 열풍과 함께 한글의 세계화 방안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한글을 사용하고 있는 우리 민족으로서는 환영할 일이고 적극 동참해야 할 일이지만, 자신의 언어를 지니고 있으며, 문자 체계를 보존하길 원하는 소수 민족 입장 혹은 하나의 언어체계로 통일하고자 하는 국가 입장에서는 반길 일이 아니다. ‘한글의 세계화 정책’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400자 내외로 서술하시오.
△ ‘선플 달기 운동’ ‘언어순화운동 ‘, ’공공언어순화운동 ‘ 등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우리말에 대한 순화 운동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자신의 주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한글 순화 운동에 대해 조사해 보고, 이러한 운동이 일어난 원인과 효과적인 운영방안 등에 대하여 총체적으로 논의해 보시오.
■ 생각 키우기
△ 국립한글박물관(http://www.hangeul.go.kr/)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국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한글의 역사와 가치를 일깨우는 전시와 체험,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박물관이다.
건축 연면적 1만 1322제곱미터로 지하 1층 및 지상 3층 건물과 문화행사·전시·교육 등이 가능한 야외 잔디마당과 쉼터를 갖추고 있다.
1층에는 한글누리(도서관)가 마련되었으며, 2층에는 상설전시실과 아름누리(한글 문화상품점·찻집), 3층에는 기획전시실, 어린이를 위한 한글놀이터, 외국인을 위한 한글배움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 세종대왕상
1989년 6월 한국정부의 제의에 따라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 집행위원회에서 제정, 1990년부터 대상자를 뽑아 문맹퇴치의 날인 매년 9월 8일에 수상한다.
상은 본상과 장려상의 2부문으로 수여되며, 상금 3만 달러는 한국정부가 출연한다.
수상대상은 ① 문맹퇴치사업에 직접 종사한 경우, ② 국가 또는 지역 단위의 문맹퇴치사업 종사, ③ 문맹퇴치를 위한 언론캠페인 종사, ④ 문맹퇴치를 위한 교육자재개발 생산, ⑤ 문맹퇴치관련 학술연구, ⑥ 문맹퇴치사업계획 수립 및 이를 위한 조사업무, ⑦ 청소년의 문맹퇴치사업 참여유도, ⑧ 문맹퇴치에 공이 있는 언론 등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세종대왕상 [King Sejong Prize] (두산백과)
△ 한글 디자인
한글 글꼴 디자인의 줄임말. 그동안 한글 꼴을 ‘글자도안’, ‘문자디자인’, ‘글자디자인’ 등의 소극적인 개념으로 다루었던 것에 비해 디자인 개념이 더욱 강조된 용어이다. 한글의 창제 원리와 정신을 살리고 현대 기술의 힘을 빌어 최대한 합리적인 방법으로 이상적인 한글 꼴을 제작하는 하나의 과정을 말한다.〈출처 : 한글글꼴용어사전, 2000. 12. 25.〉
△ 세종대왕 기념 사업회(http://sejongkorea.org/)
세종대왕 기념 사업회는 1956년 10월 9일 한글날 기념식 상에서 창립해 1957년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받은 문화기관으로서 창립 57년 동안 세종대왕의 성덕과 위업 선양 및 한국학 진흥을 위하여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해 왔다.
세종대왕기념관의 건립과 운영, 세종대왕기념탑의 건립과 관리, 세종대왕에 관한 문헌 및 국학 자료의 편찬, 간행, 세종대왕의 유물 및 유적의 수집과 보존, 우리겨레의 학술과 예술의 진흥 및 선전, 한글기계화와 연구, 국학에 관한 연구 및 교육, 고전 국역 간행 등의 사업을 통해 세종의 업적과 문화를 확충하는데 이바지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세종대왕 기념 사업회 [King Sejong the Great Memorial Society]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