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맑고 공기 좋은 청정 지역으로 알려진 도내 일부 군 지역의 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정 환경으로 장수(長壽)하는 고령 노인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암 발생률도 높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지만 정확한 분석을 통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아 연세대 보건대학원 박소희 교수가 연령표준화 분석을 실시한 ‘2013년~2015년 10대 암 발생률 상위 10개 전국 시·군·구’ 현황에 따르면 장수·순창·무주·임실·부안·진안 등 도내 6개 군 지역이 전국적으로도 암 발생률이 높은 지역에 포함됐다.
정춘숙 의원실이 분석한 10대 암은 폐암·위암·간암·대장암·췌장암·피부암·갑상생암·유방암·전립선암·자궁경부암 등이다.
정 의원실의 분석 결과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남성 폐암 환자 가운데는 장수가 인구 10만 명 당 90.7명으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순창이 89.4명으로 뒤를 이었다.
남성 췌장암 환자는 무주가 인구 10만명 당 28.6명으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임실(20.9명·6위)과 장수(18.5명·10위)도 10위권 안에 포함됐다.
인구 10만명 당 남성 피부암 환자는 부안(18.6명·5위)과 장수(17.1명·6위) 등이 10위권에 들어있었다.
같은기간 여성 폐암 환자 중에는 순창(35.7명·7위)과 부안(35.1명·8위)이 10위권에 포함됐으며, 여성 피부암 환자는 순창이 19.7명으로 10위를 기록했다.
최근 3년간 도내 14개 시·군 가운데 암 종류별로 남성 암 발생환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장수(폐암), 진안(위암·간암·유방암), 익산(대장암), 무주(췌장암), 부안(피부암·전립선암), 완주(갑상생암) 등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암 종류별 여성 암 발생환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고창(췌장암), 부안(위암), 순창(폐암·간암·피부암), 완주(대장암·갑상생암), 전주 덕진(유방암), 무주(자궁경부암) 등이었다.
정춘숙 의원은 “우리나라 암 환자는 138만명에 이르지만 식생활과 흡연, 음주 등 주로 개인적인 원인만 지목되어 왔을 뿐 환경적 원인에 대해서는 간과돼 왔다”며 “보건복지부는 조속히 시·군·구 단위의 암 환자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암 발생 군집지역의 암 발생요인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전북도 건강관리과 관계자는 “도내 군 지역의 인구가 적어 연령표준화를 할 경우 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일부 나타난다”며 “이와 함께 노인 인구가 다른 지역보다 많은 특수한 환경으로 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측면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군 지역에서 암이 특히 많이 발생하는 환경적 요인을 검토해 부서간 유기적 협의를 거쳐 대안을 모색해 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