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방교육청을 길들이는 수단으로 재정을 볼모잡는 처사는 결코 합당치 않다고 본다. 교육부는 앞서 ‘2016년 지방교육재정 운용 성과 평가’에서도 사실상 누리과정 문제로 전북교육청이 특별교부금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합당치는 않지만 정책적 판단에 영향을 받는 특별교부금이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보통교부금은 다른 문제다. 보통교부금은 중앙정부의 이전 재원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내국세(20.27%)와 국세 교육세를 말한다. 지방재정교부금법상 지방에 배분토록 한 세입금을 정부 재량으로 결정해도 되는 것인지 법리 논쟁이 나올 수 있는 사항이다.
법률상 문제가 아니더라도 교부금 삭감에 따른 교육재정 악화가 가져올 피해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교육부의 방침대로라면 전북교육청은 올 어린이집분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762억 원 만큼 내년 예산을 받지 못한다. 보통교부금 중 인건비와 경상비 등 경직성 경비가 절대액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삭감된 762억원 예산은 전북 교육의 질을 크게 좌우할 수 있는 규모다. 교육부는 교육의 균형발전을 꾀할 책임이 있고, 보통교부금은 그런 목적의 예산이다.
전북교육청 역시 원론에 얽매여 교육수요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 교육에서 법과 원칙이 중요하다. 그러나 누리과정의 법 해석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이고 보면 유연성을 발휘할 때도 됐다. 더욱이 누리과정 예산은 정치권에서도 문제의식을 갖고 국회에서 현재 논의하는 사항이다. 보조금을 놓고 다시 법이냐 시행령이냐로 교육부와 각을 세우는 것이 과연 전북교육을 위해 바람직한지 살펴야 한다.
교육부의 잘못이라고 확신하는 전북교육청 입장에서 양비론에 억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피해가 고스란히 지역 교육의 손실로 연결돼서는 안 될 것이다. 누리과정 편성과 관련해 일단 연말까지 여지가 있다. 교부금 삭감이 교육청 길들이기로 가서도 안 되겠지만, 결과에 따라 전북교육청도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