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입장에선 구체적으로 (그린에너지를) 대체하는 아이템을 약속할 수 없다.”
삼성의 새만금 MOU철회와 관련해 전북 국회의원과 삼성의 사장단이 24일 처음으로 공식적인 자리를 가졌지만, ‘신규 대형투자 계획이 있을 경우 새만금 부지에 우선 투자를 검토하겠다’는 기존 입장만 재확인했을 뿐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이날 간담회는 두 시간여 동안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새만금 투자에 대한 새로운 청사진은 제시되지 못했고, 그간 의혹으로 제기됐던 투자계획서의 진위여부와 기획주체 문제에 대해서도 해명되지 못했다. 애초 의원들이 전략적으로 제시했던 삼성-전북도-정치권과의 투자 협의체 구성도 성사되지 못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열렸던 간담회는 30여분 정도 전북 국회의원들과 삼성 사장단의 인사말을 공개한 뒤, 나머지 1시간 30여분 정도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과 정동영 의원은 비공개 간담회가 끝난 뒤 브리핑을 가졌다.
김광수 의원은 브리핑에서 삼성 측의 입장을 전달했다. 김 의원이 전달한 삼성의 입장은 ‘첫째, 삼성은 전북도민들에게 실망과 상실감을 드린 점에 대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둘째, 전북에 대한 마음이 빚이 있기 때문에 대형투자 사업이 확정될 경우 가장 최우선 적으로 전북지역을 검토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삼성이 지난달 26일 삼성이 국회 교통위에 제출한 공식서면 내용만 재확인한 셈이다.
특히 삼성 측에서는 사업방향이나 투자 시점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의원은 “ ‘삼성은 갤럭시7 문제 때문에 지금 당장 새로운 투자 계획을 세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완곡하게 답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은 셈이다.
투자계획서의 진위여부와 기획주체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삼성 측의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MOU기획주체에 대해 삼성 측은 ‘사업성만 보고 투자했다’고 즉답을 회피했고, 투자계획서는 ‘확인해보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는 전언이다.
정 의원은 “지난 2011년 4월에 삼성이 전라북도에 보냈던 것으로 보이는 ‘그린에너지 산단 조성 계획안’을 삼성에 확인해달라고 하면서 전달했다”며 “삼성 측에서는 내부에서 확인한 뒤 알려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광수 의원도 “오늘 간담회에 참석한 삼성 사장단은 MOU에 관련된 위치에 있기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있는 내용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북도-정치권에 대한 협의체 제안도 삼성이 부담스러워한다는 이유로 구체화되지 못했다. 김 의원은 “삼성측에서 협의체라고 하는 것에 대해 단기간 성과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감이 반영되기 때문에 부담이 클 수가 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며 “새로운 대형사업에 대한 투자가 확정될 경우에는 삼성과 전북도 정치권이 당연히 협의를 하겠다는 입장은 밝혔다”고 설명했다.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전북 국회의원 9명과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 손수용 삼성경제연구소 상무, 박상진 삼성대외협력 담당 사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