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데이’중에는 식품과 관련된 게 유독 많다. 인삼데이(2,23)·삼겹살데이(3,3)·오이데이(5.2)·유기농데이(6.2)·육포데이(6,4)·고기데이(6,6)·추어탕데이(7,2)·엿데이(7,7)·라면데이(8,8)·쌀데이(8,18)·구구(치킨)데이(9,9)·와인데이(10,14)·애플데이(10,24)·한우데이(11,1)·가래떡데이(11,11) 등이 그 예다. 8월8일은 장어데이기도 하다. 풍천장어로 유명한 고창군이 이날을 장어데이로 삼은 것은 장어를 먹고 팔팔하게 살아보자는 의미와 활발하게 움직이는 장어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 것이다.
오늘은 한우데이다. 2008년 한우협회 등 관련 단체들이 한우 소비 촉진을 위해 정한 날이다. 한우가 최고라는 의미로 ‘1’이 3번 겹치는 날을 정했다거나(4번 겹치는 날은 이미 가래떡데이여서), 한자로 소우(牛)를 파자하면 3개의 1이 나온 점에 착안했다고 한다. 전통적 가치관인 천지인 사상을 모티브로 해서 ‘3’(1+1+1)을 표현하는 11월1일로 정했다고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2008년은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이 타결된 후 이를 반대하는 촛불집회로 전국이 들끓었으며, 그 와중에 한우데이가 탄생했다는 점에서 아픈 역사도 함께 안고 있다.
올해도 1일을 전후해 전국 각지에서 ‘대한민국이 한우 먹는 날’이벤트를 개최한다. 한우협회 전북도지회는 4일부터 이틀간 전북도청 광장에서 ‘대한민국이 한우 먹는 날’을 연다. 한우고기 할인판매 행사, 한우비빔밥 1000명분·불고기덮밥 500명분 나눔행사, 어린이 한우 그리기대회 등이 마련된다. 부정청탁방지법 시행 후 한우 소비가 줄고 가격이 내려가면서 농가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한다. 그렇고 그런 데이가 아닌, 축산농가에게 힘을 보태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
김원용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