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청년 작가들이 잇따라 개인전을 연다. 작품 곳곳에는 그들의 치열한 자기 성찰과 작업 세계에 대한 연구가 묻어난다.
이가립 작가는 오는 7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인전 ‘FACE ‘를 연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은 사회적 지위나 주변 시선 등으로 인해 감정 표현에 자유롭지 못하다. 감정은 보이지 않게 돼버리고, 정해진 틀에 맞춰 살게 된다. 이 작가는 작품을 통해 그동안 가슴 한구석에 숨겨왔던 응집된 감정을 시원히 밖으로 드러냈다.
작품 속 피에로는 현대인들의 솔직한 감정을 보여주는 상징적 이미지. 즉흥적이지만 치밀하고 본능적이다. 날카로운 직선을 수차례 덧칠하는 과정은 상상적인 욕망 표출로, 무겁고 폭력적인 현실의 냉혹함을 보여준다. 복잡한 관계의 파편은 거친 선이 되고, 그것들이 모여 결국 내면의 자화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문민 작가는 오는 13일까지 전주의 우진문화공간에서 개인전 ‘급성질환-혼수상태·나를 비롯한 그대들’을 연다. 이번 개인전 혼수상태에 빠진 현대인들의 이중적인 모습과 과도기에 온 현대사회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는 관객에게 ‘그대들은 각성상태라고 생각하며 일상을 반복하지만, 스스로 지쳐 목표를 잃고 기계처럼 움직인다. 주위에 반응하지 않는 코마상태에 빠져 버린 것은 아닐까?’라고 물음을 던진다.
또한 그는 눈으로 보는 전시가 아닌 관객이 참여하는 전시를 만들어 현대인의 내면에 있는 자아를 탐색하고자 한다. 현재 작업은 모든 작품이 각자의 프로필(작품명)을 가지고 있지만, 시멘트 좌대로만 구상되어있는 작품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다. 관객이 좌대위로 올라서면 작품이 완성되는 것. 이를 통해 전시 부제인 ‘나를 비롯한 그대들’또한 완성되고 올라서는 관객에 따라 매번 다른 전시가 형성된다.
쌍둥이 자매인 조성연 조세연 작가는 외모는 같지만 다른 방식의 삶을 선택한 그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오는 19일까지 전주의 갤러리 숨에서 기획전 ‘동상이몽’. 그들은 “우리는 같은 장소, 시간에 태어났지만 본 것과 듣는 것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은 각기 다르고, 우리작품의 대한 의미와 이념 역시 다르다”고 말한다.
경쟁 사회에 대한 문제와 반성을 작품화 했던 조성연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도 현대 사회와 맞물려 ‘내 자아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 집중한다. 학교에서 관심 받고 싶어 어리광을 보이는 주체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조세연 작가는 닭을 통해 생명력과 ‘살’이 주는 감각적인 느낌을 그림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