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지에 대한 발굴조사와 정비사업들이 이렇게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면서 외부에 드러난 유구들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와 익산시 주관으로 마련한 ‘익산 미륵사지 유구 보존과 복원정비 방안’에 대한 학술회의 자리에서다. 전문가들은 익산 미륵사지 복원정비에 앞서 유구의 보호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고 한다.
미륵사지의 유구는 그 자체로 귀중한 문화재다. 미륵사지에 남아 있는 돌담이나 돌길 등의 유구만 하더라도 당시 토목건축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어 고고학적 자료로서 중요하다. 그렇지만 미륵사지 발굴조사 이후 정비된 건물지에서 내부 토사의 유실이나 잔디 번식으로 인한 유구 훼손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석재 유구 역시 마찬가지다. 석재 유구 중 재사용이 가능한 부재가 85%를 넘어 장기적 보존과 활용 방안이 마련돼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다. 유구의 체크리스트 작성조자 제대로 안 된 상태라니 유구 관리의 허술함이 어떤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유구가 훼손될 경우 미륵사지 복원정비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륵사지 복원정비에 관한 연구는 기본구상을 거쳐 2020년까지 기본 연구, 2025년까지 심화 연구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복원은 이런 연구가 끝난 뒤에 본격적으로 논의될 수 있어 앞으로도 유구 방치의 우려가 높다. 미륵사지의 진정한 역사·문화적 가치를 복원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현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남아 있는 유구들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만 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미륵사지 유구에 대한 종합적인 보호 방안 마련과 이에 따른 적극적인 보호 대책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