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전북도지사는 14일 ‘비선실세’ 최순실 씨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해 “불길처럼 커지고 있는 국민의 요구가 대통령직에 대한 준엄한 사약임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송 지사는 이날 시국 관련 도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최순실 사태에 더해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리스크 등이 겹쳐 현 시국은 한 마디로 ‘내우외환’이 복합된 비상시국”이라며 “민주공화국의 국민으로서 안정되고 행복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박근혜 대통령이) 결단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 지사는 “지금 우리 국민은 억제되고 순화한 분노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은 요원의 불길처럼 커지고 있는 국민의 요구가 대통령직에 대한 준엄한 사약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지사는 또 “전북도는 오늘의 혼란과 위기의 국면에서 결코 흔들림 없는 냉철한 자세로 전북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 지사가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해 공식 의견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소 뒤늦은 감이 있지만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서 표출된 민심을 대변하기 위한 당연한 수순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전북도 내부에선 송 지사가 사실상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대통령직에 대한 사약’이란 표현을 쓴 것에 대해 온화한 평소 성격과 상반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