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의 꿈

▲ 문지윤 전주오송초 6학년
나에겐 꿈이 있었어

 

긴 실타래를 타고 올라가

 

천 위를 이리저리 파헤치는 꿈

 

나는 누군가 나를 찾아

 

나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절대 어렵지 않은 꿈이었어

 

거미줄 같은 실타래를 만난다는 것

 

십자수 놓는 아이를 만났어

 

나에겐 거대한 행운이었어

 

그러나 그 아이의 눈에 띄기는 쉽지 않았어

 

그래서 나도 언젠간 녹슬어 버리겠지…

 

하고 절망했어

 

그러나, 너희들이 나를 도와준다면

 

난 한없이 살아갈 수 있는

 

실타래 위의 거미가 될 거야

 

언젠가 나를 만난다면 이렇게 말해줘

 

“너에게 힘을 보내줄게!”

 

△사근사근 풀어낸 실타래를 따라가 보았어요. 바람 잔잔한 날 한 땀 한 땀 실을 잡고 수를 놓는 거미 한 마리도 보이고, 여러 갈림길에서 골몰하는, 그래서 꿈이 점점 자라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문지윤 어린이에게 말하고 싶어요. "넌 이미 나에게 힘을 주고 있어!" ·하미숙(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