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국민연금공단 전격 압수수색

'삼성 합병 찬성' 특혜 의혹 / 문형표 이사장도 소환 방침

▲ 검찰이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한 국민연금공단의 의사결정 과정을 둘러싼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23일 전북혁신도시 국민연금공단을 압수수색한 뒤 자료를 옮기고 있다. 박형민 기자

검찰이 23일 오전 전북혁신도시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이사장 문형표) 본사에 대해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 국민연금공단 본사에 도착해 문형표 이사장을 수시간여 동안 면담한 후 오후 1시30분이 넘어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검찰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내용을 수사 중인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갑자기 압수수색에 나설 줄 몰랐다”며 “상황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직원들도 어수선한 상태”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검찰은 이날 국민연금공단 본사 이외에도 기금운용본부·삼성 전략기획실·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의 사무실 등에서도 동시 다발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국민연금공단 본사와 기금운용본부 이사장실, 기금운용본부장실, 운용전략실 등에 들어가 지난해 삼성물산 합병 관련 문건, 관련자들의 업무용 컴퓨터 하드디스크·휴대전화, 내부 문건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합병결정 당시 국민연금공단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의결권 전문위원회를 경유하지 않고 이례적으로 삼성물산 합병 찬성표를 던졌다.

 

삼성이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를 지원한 대가로 이런 특혜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국민연금공단은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은 계속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조만간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과 문형표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등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압수수색은 삼성과 국민연금공단 간 불법행위 여부를 본격적으로 수사하겠다는 검찰의 신호탄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