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지난 2일 ‘유아교육지원 특별회계 설치법’을 처리한 데 대해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너무 한심해서 분노를 억누를 길이 없다”고 개탄했다.
여야 합의로 신설된 특별회계에 따라 정부가 내년에 지원하기로 한 8600억 원의 예산은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의 45% 수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전국 시·도교육청에 떠넘겨진 상태다.
김 교육감은 5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정권이 끊임없이 기도해 온 지방교육자치 말살 정책에 사실상 국회가 동조한 것”이라며 “국회의 이번 결정은 두고두고 지방교육자치 역사에서 부끄러운 기록으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치적 타협을 할 때도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게 원칙이다”면서 “국회가 이번 누리과정 패키지법안을 통해 스스로 세워놓은 원칙에 칸막이를 해놓았다”고 꼬집었다.
김 교육감은 “정부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내려보내면 일단 전달은 하겠다”면서 “나머지 시·도교육청이 부담해야 하는 예산에 대해서는 법리 검토 과정을 거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도 조만간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교육청은 내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소요 예산을 770억 원 안팎으로 추산했다. 이 중 정부 지원금은 340억 원 정도에 그치고 나머지는 교육청에서 부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