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원 재량사업비 비리의혹 제대로 밝혀라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한 명목으로 이용되고 있는 지방의회 의원들의 ‘재량사업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전주지검이 전북도의회 의원들의 재량사업비 공사를 맡은 업체 3~4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면서다. 이들 업체는 도의원의 재량사업비로 추진되는 사업을 맡아 도의원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리베이트 의혹에 연루된 의원이 한 두명이 아니라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지방의원들의 재량사업비는 그 자체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이미 오래 전부터 받아왔다.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를 주 기능으로 하는 의회가 집행부와 재량사업비를 매개로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왜곡·약화시킬 개연성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감사원도 지난 2011년 전북도가 구체적인 지원기준도 마련하지 않은 채 도의원 몫으로 매년 1인당 3억5000만원∼5억원씩의 선심성 편법예산을 편성·집행했다고 주의 조치를 내렸다.

 

감사원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전북도는 그런 관행을 계속해왔다. 예산심의·의결권을 갖고 있는 의원들과의 관계를 원만히 하기 위해서다. 행정에서 살피기 어려운 지역의 작은 현안들을 해결하는 사업이라는 명분도 곁들여서다. 감사원에서 지적한 포괄사업비의 모호성을 피하기 위해 개별사업비로 편성했다. 이름만 달리할 뿐이지 의원 몫으로 쥐어주는 재량사업비로 지금까지 건재하다. 이는 전북도의회뿐 아니라 도내 대다수 기초의회가 마찬가지며,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상황이다.

 

물론 선의로 해석한다면 지역구의 실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지방의원들이 꼭 필요한 사업을 챙기도록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산은 효율성과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 의회의 중요한 기능 역시 집행부에서 예산을 잘 편성해서 집행하는지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다. 선심성 사업으로 흐를 소지가 많다는 점에서 관행적으로 이어져온 의원 재량사업비는 없애는 게 옳다.

 

이런 기본적인 재량사업비의 문제에서 나아가 의원들이 관련 재량사업에서 리베이트까지 챙겼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실제 몇몇 의원의 경우 지역구가 아닌 다른 지역의 사업을 재량사업에 포함시켜 특정 업체가 맡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지역구를 챙기기도 힘들 마당에 다른 지역에 재량사업비를 넘긴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검찰이 수사에 나선 만큼 시중에 나돌던 의원들의 재량사업비 관련 리베이트 수수 의혹의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이번 기회에 의원 재량사업비를 없애겠다는 지방의회 결의가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