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사업 규모였다. 결과적으로 총 사업비가 대폭 삭감된 상태로 예타를 통과했다. 정부의 탄소산업 육성의지가 그리 높지 않음을 확인한 셈이다. 전북도가 계획한 대로 향후 탄소사업 육성이 이뤄질지도 의문이다.
전북도의 그간 탄소산업 육성정책과 추진과정을 들여다보면 기획재정부의 사업비 대폭 삭감은 보통 실망할 정도가 아니다.경북도와 광역 협력사업으로 추진하기 전 전북도가 단독으로 계획했던 사업비는 5500억원이었다. 정부 주선으로 전북의 메가탄소밸리 조성사업과 경북의 융복합 탄소성형 첨단부품산업클러스터 조성사업을 합쳐 ‘탄소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전북과 경북은 지난해 6월 각 5085억원씩 총사업비 1조170억원 규모의 탄소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 예타 기획보고서를 제출했다. 이후 총사업비는 지난 3월 4500억원, 지난 8월 1800억원으로 두 차례 수정됐다. 최종적으로 총사업비가 714억원으로 감액돼 이번 예타 조사를 통과한 것이다.
탄소산업 클러스터 사업이 전북도의 의지와 계획대로 추진되기 어렵다는 것은 이미 예타 조사과정에서 드러났다. 기술 장비 지원사업을 놓고 전북과 경북간 격차가 커 정치권에서 시정을 요구해 겨우 바로잡았다. 경북과 공동 협력사업이 시너지 효과 대신 파이 나누기로 흐를 우려가 상시 존재하는 셈이다. 이번 예타에 반영된 사업의 경우도 오롯이 전북과 경북의 몫이 아니다. 사업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R&D 과제의 경우 전국 공모형식으로 진행된다.
실망스런 결과이기는 하지만, 이제부터가 문제다. 전북은 10여년 전부터 미래의 먹을거리로 탄소산업에 주목했으며, 착실히 기반을 다졌다. 일단 예타를 통과한 만큼 사업추진의 추동력도 생겼다. 국가의 예산지원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 사업 진행 상황과 여건 변화에 따라 국가예산을 추가로 확보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탄소 관련 기업들이 전북에 둥지를 틀 수 있도록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경쟁력 있는 기술개발 지원 등 좋은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당장 올 불발된 전주 탄소섬유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의 예타 통과에 힘을 모아야 한다. 전북도의 메가탄소밸리 예타 통과를 지렛대로 삼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