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시대의 도래

▲ 맹성렬 우석대 교수

최근 한 페이스북 친구(페친)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지난 봄에 내가 인터넷 블로그에 올린 글을 읽어 보았는데 거기에 자신의 견해를 소개한 내용이 조금 잘못되었다는 것이었다. 올해 초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이 있었을 때 나는 몇몇 언론사들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았고 인공지능과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었다.

 

내친 김에 나는 인터뷰에서 한 발언내용을 정리하고 자료들을 보강해서 ‘인공지능’에 관한 글을 한 인터넷 언론매체의 블로그에 올렸었다. 그 때 마침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는 그 페친의 글을 읽게 되었고 내 글에 그의 견해를 소개하고자 페이스북을 통해 대화를 나눈 바 있다. SNS의 특성상 대화는 간략할 수 밖에 없었고 나는 그런 대화의 한계점을 크게 고려하지 않고 그냥 나름대로 정리해 인터넷 상에 올렸다.

 

인공지능이 초래할 사회

 

당시 그는 자신이 아니더라도 곧 사람의 일자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인공지능이 누군가에 의해 개발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으며, 그런 시대가 도래하면 인간의 일자리는 고갈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제도적으로 사람이 일을 하지 않더라도 나름 보람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지 않겠느냐고 했었다. 나는 이런 그의 주장을 낙관론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최근 전달된 메시지에서 그는 자신의 견해가 조금 왜곡되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그리고 자신은 인공지능 사용으로 ‘인류 미래를 밝게 해야 한다’는 당위론자이지 ‘미래가 밝아진다’고 보는 낙관론자는 아니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는가 승리하며 외국으로 간 공장들을 다시 미국 본토로 불러들이는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기만 한다면 각종 혜택을 주겠다고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미국 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겠다고 한 공약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폴 크루그먼을 비롯한 관련 전문가들은 일자리 창출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외국의 싼 인건비로 유지되던 공장 설비들이 미국 땅으로 들어오면서 인공지능으로 무장된 첨단 자동화 설비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보다 더 강력한 인공지능이 개발되면 이런 문제는 더욱 더 심각해진다. 몇몇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사람 대신 인공지능과 로봇이 일자리를 모두 장악해 사회 붕괴에 직면하게 될 것을 우려한다. 하기야 이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정부가 적극 개입해 관련 기술로 떼돈을 번 극소수의 부유층으로부터 막대한 세금을 거둬 이런 잉여 인력들을 먹여 살려야한다는 게 그들의 해결책이다. 요즘 부쩍 기본소득에 대한 보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를 실행하려는 국가 또한 등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탈자본·공산주의로 회귀 가능성

 

인공지능 시대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는 일자리 고갈에 따른 공황을 회피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주요 자본에 대한 계획 경제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공지능과 결합된 로봇이 자본주의의 마지막 생산수단이 될 거란 얘기다’라고 불리는 이유다. 인공지능 전문가인 페친은 본격적인 인공지능시대의 도래는 자본주의의 근간을 흔들 것이며 ‘노동없는 분배’나 ‘신용없는 화폐’처럼 탈자본주의적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불과 30여 년 전 인류는 지구 상에서 공산주의가 몰락하는 상황을 목도했다. 그리고 이는 자본주의가 공산주의보다 우월하다는 증거라는 착각에 빠졌었다. 이제 인류는 인공지능이라는 의외의 복병을 만나 조만간 자본주의를 포기하고 공산주의 체제로 가야만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