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총 사업비를 10조 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환경문제를 피하기 위해 바다 구간은 침매터널(바닷속 터널)로 하고, 육지 구간도 지하터널로 건설해 민원을 피하겠다는 구상이다. 천문학적 예산 부담 때문에 연차적으로 추진, 2042년에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제2해안순환도로가 완공되면 경북 포항에서 해운대, 거가대교를 거쳐 경남 남해와 전남 여수·광양까지 이어진다.
이 매머드급 도로건설사업 계획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30년 전 광안대교도 처음에는 ‘미쳤냐’는 소리를 들었다”며 “제2해안순환도로도 앞으로 30~50년 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해볼 만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항구도시 부산은 해안선을 따라 동서로 쭉 뻗은 모양이다. 들쭉날쭉한 해안선 지형 때문에 교통이 불편, 그동안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남항대교, 을숙도대교, 신호대교, 가덕대교 등 큰 다리가 많이 건설됐다. 이 도로망이 수십년에 걸쳐 구축된 덕분에 항구도시 부산의 물류망은 안정적이다. 바다를 가로질러 건설된 광안대교의 야경이 광안리 해수욕장을 유명 관광지로 만든 것 등은 덤이다.
부산 도심을 완전히 피해 해운대에서 영도, 다대포, 가덕도 36.7㎞를 잇는 제2해안순환도로 건설계획은 천문학적 예산과 환경피해 논란 등에도 불구, 도전할 가치가 있어 보인다.
전북에서도 도전은 있다. 단군 이래 최대 역사라는 새만금사업이 진행 중이고, 고창과 부안을 잇는 부창대교, 군산과 장항을 잇는 동백대교, 새만금방조제 신시도에서 출발해 무녀도와 신시도 등 고군산군도를 연결하는 도로 등 나름 적지 않다. 다만 부산이 황새 걸음이라면 전북은 멧새 걸음이다. 동백대교는 막바지 상판 연결이 하대백년이고, 고군산연결도로는 무녀도에서 막혔다. 부창대교는 15년이 넘도록 지지부진하다. 부산이 10조 사업을 내놓을 때 전북은 진행 사업조차 오리무중이다. 전북도가 빨라진 대선시계를 겨냥해 대선공약사업을 준비 중이다. ‘미쳤냐’ 소리 나오는 공약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