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부(亡夫)의 한을 삭히며 살아온 삶이 詩心으로 피어올랐다. 모진 삶을 이겨내는 원동력이었던 창작활동은 그리움을 켜켜이 시로 쌓았고 하나의 시집으로 응집시켰다. 그 첫 결실은 오롯이 남편의 영전에 바쳐졌다. 억척으로 세상의 풍파를 이겨내야만 했던 강하고 질긴 생명력의 토로이자 흐드러지게 피워낸 아름다운 꽃이다.
△김명임 <빈 집에는 제비가 살지 않는다> “예고도 없이 당신 떠나고/ 나를 다스릴 채찍 하나 갖지 못해/ 허둥거렸습니다/…/ 남겨놓은 물건을 버릴 때마다/ 내 가슴은 이미 무덤이었습니다/…/ 내 생을 통틀어 온몸에 문제를 가장 많이/ 저지르고 후회를 알게 해준 남자가/ 속수무책 그립습니다”( ‘후회’중 일부) 빈>
6개월전 갑자기 찾아온 심장마비로 남편을 잃고도 좌절하지 않고 시(詩)를 붙들며 이겨낸 김명임 시인(52)은 <빈 집에는 제비가 살지 않는다> (인간과문학사)를 펴냈다. 시를 쓸 때면 일상에서 볼 수 없는 시적 자아의 공간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저자는 총 75편의 시를 엮어 출간했다. 빈>
“세상을 떠난 남편이 첫 시집을 가장 기뻐해주리라 믿는다”는 시인은 “하늘의 별이 되어 비춰주고 있는 것 같다”며 남편에게 보여주지 못한 시집을 하늘로 부쳤다. 그 어느 누구보다 매력 있는 남자가 시였다는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시가 영혼을 잃지 않도록 채찍을 휘둘러 주었다”며 “마침표가 잘 안되는 시와 오래 동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첫 시집은 너무 우울한 시들로 채워졌다며 앞으로는 밝은 시로 두 번째, 세 번째 시집을 계속 내고 싶단다.
김제 출신으로 2010년 계간 <문학시대> 로 등단했으며 전북문인협회와 전북시인협회 회원, 월천문학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학시대>
△조은희 <시간이 흐르고 쌓이는 것은 그리움> “때늦은 여름 폭우로/ 동강난 채 누워버린 아까시/ 벼락 맞은 그날 이후/ 질긴 생을 언덕에 지탱하고/ 허공을 향해 한숨을 묻는다/ 찢긴 뼈대에 피는 진물이 되고/ 분신을 잉태하려는 몸부림인지/ 설움을 베어 문 아까시가/ 한로라는 계절이 무색하도록/ 하얀 꽃을 피웠다”( ‘생명의 몸부림’중 일부) 시간이>
10여년 전 지병을 앓던 남편을 보내고 두 아이를 키워야 했던 모진 삶을 이겨낸 한 주부의 절규가 시로 거듭났다.
조은희 시인(61)의 첫 시집 <시간이 흐르고 쌓이는 것은 그리움> (신아출판사). 총 73편의 시가 담겨 있다. 시간이>
“사람이나 식물이나 어려운 일에 닥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운보다 더 센 힘을 쏟아부으며 이겨내고 꽃을 피운다”는 시인의 말이 귓전을 맴돈다.
문학과는 거리가 먼 일을 해온 생활인이지만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인간사에 대한 성찰의 시심은 더욱 깊게 다가온다
“글쓰기는 마음의 상처가 깊거나 쓸쓸하고 외로운 사람들을 시 쓰기를 통해 아픔을 달래고 승화시켜 긍정적인 자세를 갖게 하는 역할을 한다”며 10여년 시간이 지나니 이제 그리움으로 남게 됐단다.
시인은 “꿈을 꾸는 자만이 꿈을 이룬다는 신념으로 더욱 노력하여 좋은 시를 쓰겠다”고 다짐한다.
남원 출생으로 2010년 <문예운동> 으로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와 청하문학 한국시단 군산문인협회 나루문학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예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