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지방의원들에게 주어지는 재량사업비가 선심성 예산 시비를 넘어 뇌물수수 수단으로 악용된 사실이 적발됐다. 전주지검이 지난 23일 자신이 배정받은 재량사업비로 특정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26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강영수 도의원을 구속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지방의원들이 재량사업비를 고리로 업자들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다는 그동안의 의혹이 실제 사건화 된 첫 사례여서 충격적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은 지방의원 재량사업비를 고리로 한 부정부패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지방의원들이 수십억 원의 재량사업비를 나눠가진 뒤 자신의 지역구에서 선심성 사업을 하고 주민들에게 자랑하는 것은 매표 행위다. 공명정대해야 할 선거전에서 명백한 반칙이다. 설상가상 뇌물을 수수한다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범죄다.
경찰공무원들의 범죄도 문제다. 김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을 지낸 경위가 사건을 잘 처리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았다가 지난 22일 유죄 선고를 받았고, 사건 처리 때문에 만난 여성과 내연관계를 맺고 폭행한 전북경찰청 소속 경사는 직위해제 및 불구속입건 됐다.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꼴이다.
다산 정약용이 목민심서에서 공직자의 ‘청렴’을 수도 없이 강조한 것은 관리들의 부패가 극심했던 시대상황에서 비롯됐다. 현대사회도 마찬가지다. 올해 ‘김영란법’이 시행될 수 있었던 것도 공직사회의 부패가 사회혼란의 주범으로 낙인찍힌 시대상황 때문이었다. 야당이 박근혜·최순실게이트로 규정한 최근의 국정농단, 공직비리 의혹 사건의 본질도 공직자 불렴(不廉)에서 비롯됐다. 동서고금으로, 공직자가 부패하면 국민이 힘들고 나라가 쇠약해져 결국 망한다.
박근혜·최순실 국정조사, 특검수사, 헌재 탄핵 심리 등 나라가 어지러운데 공무원 기강이 흐트러져선 안될 일이다. 이런 때일수록 공직사회는 마음을 추스르고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 탑을 쌓아 올리기는 힘들어도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