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첫 마중길 공사현장, 직진하다 갑자기 S자 '당황'

전주역~홈플러스 구간, 곡선차선으로 '곡예운전' / "운전자 안전 뒷전" 지적에 시 "제한속도 더 낮출것"

▲ 25일 전주 첫 마중길을 조성 중인 전주역 앞 백제로가 공사로 인해 직진도로가 S자 차선으로 바뀌면서 차들이 차선을 넘나들며 주행하는 등 운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박형민 기자

전주역 입구부터 시작되는 ‘첫 마중길’에 ‘S’자형 곡선도로가 조성되고 있어 직선도로에 익숙한 운전자들이 곡예 운전을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마중길에는 기존의 직선 차선이 지워지지 않은 채 곡선 차선이 그려져 있는 경우도 있어 교통사고 위험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11시께 전주 첫 마중길 조성 현장.

 

공사를 진행 중인 중장비 기계와 차량 소리와 함께 도로를 달리는 차들의 경적이 계속됐다. 일부 운전자는 도로 한복판에서 차를 멈춘 뒤 창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도로를 살피기도 했다.

 

백제대로를 타고 전주역 방향으로 우아동 홈플러스 전주점까지 직진 운전을 해오던 운전자들이 갑자기 나타난 ‘S’자 도로에 일제히 속도를 줄이며 생긴 일이다.

 

일부 구간은 직진 차선이 반쯤 지워진 상태에서 ‘S’자 차선이 덧칠되어 있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운전자들은 직진으로 달리다 곡선 주행으로 바꾸고, 또 곡선 주행으로 달리다 직진 운행을 하는 등 곡예 운전을 해야만 했다.

 

실제 이날 기자가 전주역에서 시내로 향하는 백제대로 명주골 사거리까지인 전주 첫 마중길을 운전해보니 핸들을 여러번 비틀어야 할 만큼 길이 정상적이지 못했다. 심야 시간대와 눈·비가 내릴 경우 운전은 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전주 ‘첫 마중길’은 전주역에서 백제대로 명주골 사거리까지 850여m 구간의 도로 왕복 8차로 중 중앙 2차로를 폭 15~20m 규모의 광장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전주역과 홈플러스 전주점까지의 구간을 보행자 중심의 거리로 만들면서 백제대로로 나누어진 도로 양쪽의 상권을 하나의 경제권역으로 합쳐 침체한 상권 부활과 관광객 유치를 꾀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해 3월 시작돼 내년 12월 완료될 예정이다.

 

도로 중앙에 조성될 광장과 인접한 2개 차로는 주행차로로 하고, 나머지 1개 차로는 인근 상가 상인과 고객, 이면도로로 들어가는 시민들을 위한 도로로 조성한다.

 

그러나 첫 마중길 사업이 도로 한가운데 광장을 조성하는 등 보행자 중심도로라는 변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운전자들의 안전 운행 측면에서는 문제가 생긴 것이다.

 

전주시청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일직선의 도로를 ‘S’자형으로 변경한 것은 첫 마중길 사업의 기조인 보행자 중심도로를 위해 차량의 속도를 낮추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차량 제한속도가 시속 60km지만, 앞으로 사업이 진전되면 30km 이하로 낮춰 역사권 활성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중길 구간에서 새로 바뀐 ‘S’자형 차선으로 주행하지 않고 예전처럼 직진을 하는 등 운전자들의 혼란과 불만도 많다”면서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아직도 흔적이 남아 있는 직선 차선에 대해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