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지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지방의회 재량사업비도 선심성 예산이라는 점에서 공공재원의 사적이용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사업선정 자체를 지방의원에게 맡기다 보니 선거과정에서의 논공행상에 따라 예산이 쓰이는 경우가 많다. 또 지역주민을 위한 공공의 사업보다는 경로당에 전동안마의자 사주기 등 선심성 사업이 많아 예산의 효율성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더욱 문제는 사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지방의원이 사업자를 선정하다보니 부정과 비리가 개입할 여지가 많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사업자의 입김에 의해 사업이 선정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전북도의회 의원이 최근 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구속된 것도 바로 재량사업비 집행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재량사업비의 편성과 집행이 곧바로 비리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동안 이권에 휘말리지 않고 투명하게 집행해온 지방의원들에게는 지금의 재량사업비 논란이 다소 불편하고 억울할 수도 있다. 익산시의회의 한 의원도 얼마 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재량사업비의 집행내역을 공개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드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익산시의회의 경우에도 재량사업비를 공개한 의원이 동료 의원들에게 거센 항의와 협박을 받는 등 갈등을 빚기도 했다.
주민의 대표인 지방의원들은 항상 지역내의 크고 작은 민원을 접하기 마련이다. 또 이러한 민원사항을 적절히 해소하고 해결해주는 것이 하나의 업무이기도 하다. 그러나 재량사업비의 편성과 집행을 통해서만 지역민원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현행 지방자치법에도 예산의 편성과 집행은 행정부의 고유 권한이며, 지방의회에는 예산에 대한 심의의결권만 있다. 따라서 지방의원이 집행과정까지 간여하는 재량사업비는 폐지하는게 맞다. 이미 내년도 예산이 편성돼 있다면, 집행을 보류하거나 투명하게 집행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