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이든, 민간이든 대형 공사를 진행하려면 지역 관할 환경청과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하고 그 내용을 준수해야 한다. 지방환경청은 그 이행 여부를 매년 점검하고 있다.
새만금지방환경청이 최근 전북지역 환경영향평가 협의 사업장 146개소를 점검해 봤더니 미이행 사업장이 늘었고, 공공기관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을 이행하지 않은 곳은 22개, 미이행률은 15%였다. 금년도 미이행률은 전년 대비 4%p나 높은 것이다. 또 미이행 사업장 22개 중 공공기관이 무려 15개로 전체의 70%나 됐다. 공공기관이 민간보다 환경 협의내용을 지키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번 점검에서 적발된 공공기관은 익산지방국토관리청과 전북도를 비롯해 익산시, 한국토지주택공사, 전북개발공사, 부안군 등 15개에 달한다. 익산국토관리청은 정읍-신태인간 도로건설공사, 전북도는 덕천-마령간 도로확장공사, 전북개발공사는 전주만성 도시개발사업,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익산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사업과 전주만성도시개발사업, 부안군은 변산해수욕장 관광지 조성사업을 하면서 개인하수처리시설 방류수, 악취 및 수질 대기 등 환경질 모니터링, 법정 보호종(매화마름) 관리 등 협의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새만금산업지구 사업을 하는 한국농어촌공사는 멸종위기 저어새 보호대책이 미흡했고, 비산먼지 저감대책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이처럼 많은 공공기관들이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그야말로 ‘협의’만 하고 무시하는 듯 소홀히 하는 것은 심히 우려스럽다. 과태료 부과, 공사중지 명령, 감사청구 등 미이행사업장에 대한 조치가 너무 가벼워 외면하는 것인가.
환경부도 내년부터는 협의내용 미이행에 따른 과태료 상향조정, 원상복구 명령 및 과징금 신설 등 처벌규정을 강화하는 법제정비를 추진한다고 한다. 공공기관이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서 민간사업장을 지도점검하고 행정조치 하기란 낯뜨거운 일이다. 또 강화된 처벌 수위 때문에 법규 준수가 잘 된다고 지적받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다. 환경을 파괴하고 공존은 없다. 환경 악영향이 우려되는 모든 사업장은 환경을 우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