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시대를 맞이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전북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8.9%로 22.4%인 전남에 이어 가장 높다. 2019년이 되면 20%, 즉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 경제활동참가율이 떨어진다. 전북은 경제활동참가율이 59.5%로 전국 평균 62.6%에 못미치고 있다. 노동인력이 부족하면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결국 저성장이 고착화 될 수 있다. 사회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단적인 예로 우리나라의 인구 10만 명 당 자살률이 26.5명 수준이지만, 65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은 58.6명(전북 54.4명)에 달한다. 65세 이상 노인 가구 중 1인가구 비율이 전국 평균 36.1%(전북 42.6%)나 된다.
고령화의 그늘이 우리를 우울하게 하지만, 노인들이 오랜 세월 산전수전 겪으며 축적한 경험과 지혜, 지식은 사회를 풍성하게 한다. 노인들의 일처리 속도는 조금 느릴지 모르지만 안정감이 있고 또 든든하다. 신뢰감을 준다.
고령화 사회에서 평범한 노인으로 살아갈 것인가, 존경받는 어른으로 살 것인가.
그렇다면 노인과 어른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람은 누구나 세월의 무게에 짓눌릴 수밖에 없지만, 삶을 영위하면서 어떤 사고와 가치관으로 세상을 살아가느냐가 노인과 어른의 갈림을 결정 지을 것이다. 신분과 부를 성공의 기준으로 따지는 시류는 자본주의 특징인 물질만능에 익숙한 탓이다.
젊음을 잃은 노인의 웃음소리는 듣는 이의 감정에 따라 계절 지난 매미 울음처럼 처량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중후한 삶의 철학이 깃들어 들릴 수도 있다. 세상의 모든 일들은 생각에 따라 그 느낌이 확연히 달라진다.
운명론자들은 모든 문제를 운명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이는 안일한 것이다. 서산으로 넘어간 태양이 다음 날 어김없이 동녘에서 떠오르 듯, 길이 끝난 곳에서 또 다른 길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사람들은 늙어 간다. 생물학적 노화를 인력으로 어찌 할 수 없지만 행동과 사고는 낡지 않게, 스스로 젊게 다듬어 나갈 수 있다. 아름다운 늙음은 본인 하기 나름이다.
눈앞에서 전개되는 모든 상황과 사물에 대한 관념의 벽은 어떤 입장에서,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 옳고 그름이 나눠진다. 한 해의 질서가 어김없이 반복되는 삶의 굴레를 이제는 다른 시각으로 맞이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