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기쁠 때면 유희가 되고 고통스러울 때면 위안이 되며 혼란한 세상에선 지침서가 된다. 올 한해 전북도민들은 어떤 책을 통해 위로 받고 길을 물었을까.
전주의 홍지서림, 호남문고, 문화서적과 군산 한길문고 등 도내 지역 서점들에 따르면 올해는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창비)로 인해 예년보다 소설책 구매가 크게 늘었고, 하반기에는 암울한 정치현실로 인해 정치·시사적인 책들에 대한 관심과 구매가 급증했다. 채식주의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정치인과 언론인이 정치적 이슈에 관해 쓴 책과 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헌법 서적들이 높은 판매율을 보였다. 특히 도내 서점에서는 시국과 관련해 이슈를 끈 책들을 모아놓은 특별 섹션도 생겨났다.
전주 서신동에 위치한 호남문고에서는 ‘한손엔 촛불, 한손엔 헌법을’이란 주제로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 (돌배게),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연설비서관을 지냈던 강원국의 <대통령의 글쓰기> (메디치미디어), 함세웅 신부·주진우 기자의 <악마 기자 정의 사제> (시사IN북), 정철운의 <박근혜 무너지다> (메디치미디어), <김영란의 열린 법 이야기> (풀빛)등을 잘 보이는 서점 입구 쪽에 배치했다. 김영란의> 박근혜> 악마> 대통령의> 국가란>
호남문고 관계자는 “서점인만큼 책을 통해 국민의 뜻을 보여주자는 내부 의견이 나와 코너를 별도로 만들었다.또한 서점에 주로 학생과 학부모들이 많이 방문하는데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현실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군산의 한길문고에서도 ‘직원들이 추천하는 책’ 코너에 <정청래의 국회의원 사용법> (푸른숲), <대통령의 글쓰기> 등을 올렸다. 대통령의> 정청래의>
올 한 해 전반적으로는 한강의 <채식주의자> 가 지난 5월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하면서 전국적으로 소설 열풍이 불었다. 채식주의자>
도내에서도 올해 소설 판매가 예년보다 늘었는데, 지난 29일 전주 문화서적 등 일부 지역 서점에서는 여전히 <채식주의자> 가 품절된 상태로 현재까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채식주의자>
한편, 지역에서 나온 서적들도 세종도서문학나눔에 선정되고 굵직한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값진 성과를 이뤄냈다. 지역 출판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로 문학 서적이 주목을 받았는데, 허수정의 소설 <노령> (신아출판사), 윤수천의 <멋진 춤을 보여줄게> (소년문학), 형효순의 수필집 <이래서 산다> (수필과비평사), 정양의 시집 <헛디디며 헛짚으며> (모악), 박기영의 시집 <맹산식당 옻순비빔밥> (모악) 등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6 세종도서 문학나눔에도 선정됐다. 정양과 박기영 시인은 이번 신간으로 각각 구상문학상과 고양행주문학상을 받았다. 맹산식당> 헛디디며> 이래서> 멋진> 노령>
출판사 관계자들은 “중앙의 대규모 출판사들이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지역 서적들이 조명받은 것은 뛰어난 작품성과 작가의 역량으로 인한 결과”라고 분석하며 “호남문고, 홍지서림 등 일반 서점에서도 지역 서적을 충분히 찾을 수 있는 만큼 도민들이 지역 작가들의 책도 많이 관심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