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공사 계약규정 확실히 지켜라

전북도교육청이 일선 학교들에 대한 재무감사를 해 봤더니 규정 위반이 수두룩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22개월동안 도내 86개 학교가 수행한 공사와 물품, 용역 계약 중 무려 30건이 일명 ‘쪼개기’ 방식으로 수의계약된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무려 9명이 징계처분됐고, 73명이 경고처분을 받았다.

 

학교가 수행하는 공사 등은 추정가격 1000만 원 이하이면 수의계약하고, 1000만원 이상이면 공개 견적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 규정을 역으로 이용해 쪼개기 발주를 한 것이다.

 

전북교육청 감사 결과에 따르면 A고교는 지난해 3~4월에 4000만 원 규모의 도서관과 체육관 보수공사를 했다. 그런데 이 공사를 5개로 쪼개 9개 업체와 수의계약했다. 같은 시기에 실시하는 공사였지만 도서실 환경보수공사는 935만원에, 체육관 옥상 우레탄공사는 536만원에, 체육관 옥외 철제계단공사는 688만원에 계약하는 방식으로 분할 수의계약한 것이다. 이 공사는 예산 규모가 1000만원을 초과하기 때문에 전문업체들을 대상으로 공개 견적을 받아 진행해야 했다.

 

B고교는 지난해 1월 동일건물의 화장실과 방화문 공사(1600만원 규모)를 하면서 단일공사로 처리하지 않고 두 개로 쪼갰다. 지난해 1월21일 화장실 수선 845만원, 방화문교체 833만원 규모로 별도 수의계약한 것이다. C고교의 경우 강당 냉난방기 설치 전기공사를 9월과 11월로 나눠 각각 916만원과 915만원 규모로 수의계약했다.

 

수의계약 자체는 규정 위반이 아니다. 공사 등의 예산규모가 1000만 원이하이고, 어쩔 수 없는 긴박한 사유가 있다면 가능하다.

 

그렇지만 긴박한 사유도 없이 공사와 물품 계약 등을 분할 해 여러 업체와 수의계약했다면 명백한 규정 위반이다. 이는 학교와 업자간 ‘짬짜미’가 있었다는 의혹까지 불러 일으킨다. 이번에 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된 30건의 분할 수의계약 대부분은 ‘짬짜미’ 의혹이 짙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이뤄지는 공사, 예산 규모 1000만 원이 넘는 공사를 분할한 것이 짬짜미 아니고 뭔가. 예산 낭비도 심각하다. 예를 들어 A고교가 4000만 원을 9개 업체와 수의계약하지 않고 공개 견적을 받아 단일업체와 계약했다면 예산을 줄일 수 있었다. 학교는 이 낭비예산을 어찌할 것인가. 학교는 최일선 교육현장이다. 학생들 무서워서라도 규정을 지키기 바란다.